한·일 두 미술가 "험한 관계의 다리가 되리"
작성일2016.06.15
조회수1,909
한·일 교류전 '사이: 평행선, 그리고 한 점'
설치작가 배수영·일러스트레이션 작가 츠루타 공동전
배수영 '자개무늬', 츠루타 '일본미인' 접점
"문화교류로 양국 평화공존 모색"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실크갤러리서 24일까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일 양국의 정치적인 분위기는 굴곡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화와 예술은 정치와는 무관하게 교류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양국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한국의 설치미술가인 배수영(43) 작가가 일본의 일러스트레이션 작가인 츠루타 이치로(62)와 함께 서울 종로구 운니동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실크갤러리에서 한·일 교류전 ‘사이: 평행선, 그리고 한 점’을 24일까지 연다. 개막에 앞서 전시장에서 만난 배 작가와 츠루타 작가는 “한·일 관계가 정치적으로 긴장관계에 놓일 수록 민간에서는 끊임없이 만나고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으며 우의를 다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한국 공예가 일본 풍속화를 만나다
츠루타 작가는 일본의 타마미술대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1980년대 초부터 특유의 일본풍 현대 ‘미인화’ 작업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일본 민속화의 우키요에(17~19세기 일본에서 목판화를 기반으로 서민계층이 주로 그렸던 풍속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원색적이고 강렬한 색감을 이용해 부각한 여성의 아름다운 자태를 섬세하고 간결한 화법으로 담아내 주목받았다. 도쿄와 교토,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도시를 비롯해 파리와 뉴욕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작가로서 입지를 다진 것은 물론 일본 유명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와 노에비아가 츠루타 작가의 미인화 일러스트레이션을 홍보에 사용하면서 대중적으로도 유명해졌다.
일본풍이 강해 한국 미술계에 ‘데뷔’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배 작가와의 인연 덕에 이번 전시가 성사됐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일본 오사카 하얏트호텔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를 하던 배 작가가 2009년 규수에 살던 츠루타 작가를 무작정 찾아간 데서 시작했다. 한국의 일본식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츠루타 작가의 ‘미인화’에 관심이 많아서다.
배 작가는 “츠루타 작가의 미인화는 일본적인 색채가 무척 강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전통을 계승해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역량이 부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며 “낯선 한국의 여성작가가 무작정 찾아와 궁금한 점을 물으니 처음엔 당혹스러워 했지만 이내 작가 선배로 마음을 열어줘 지금껏 친분을 유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 작가는 유학 등으로 18년간 체류하던 일본에서 돌아온 뒤 국내서 공공미술과 설치미술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12년 공공미술프로젝트인 ‘DNA 코리아 시리즈’를 총괄하며 강원 화천군과 영월군 등 문화소외 지역에 주민체험형 공공미술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2014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은 ‘플레이버스’를 기획했고 지난해에는 국내 첫 개인전을 통해 쓸모를 다한 회로기판을 활용해 만든 전통 자개무늬 모양의 설치작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시대의 화두인 재활용과 전통의 계승을 참신한 방법으로 융합해냈기 때문이다.
△“예술을 공통분모로 한·일 관계 접점 만들어야”
이번 공동전에서 츠루타 작가는 ‘신세계’ ‘부드러운 눈빛’ ‘유혹의 뮤즈’ ‘봄/음력 5월’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고혹적인 눈매와 긴 생머리 등 보기만 해도 ‘미인’이란 생각이 절로 드는 여인들이 사각액자에 담겨 있다. 배 작가는 버려진 폐회로기판을 활용한 ‘속삭임’ ‘행복에너지’ 등을 비롯해 ‘8럭 8럭’ 등 최근 작업을 선보인다.
두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과 설치미술 작품은 장르는 다르지만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일본과 한국의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배어 있다는 것이다. 츠루타 작가의 작품이 일본 우키요에의 전통을 계승하고 재창조했다면 배 작가의 작품은 한국 장인의 손길이 배어 있는 공예품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츠루타 작가는 “지난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오사카의 한국영사관에서 배 작가와 공동전시를 한 후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일본과 한국은 서로 다른 면이 있지만 예부터 서로 교류하며 상호 간의 문화발전을 이뤄낸 만큼 이번 전시도 그런 교류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 작가는 “츠루타 작가와 나이차도 많고 성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지만 예술을 공통분모로 접점을 만들어 인간적인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며 “한국과 일본의 관계도 이 같은 문화행사를 계기로 보다 발전적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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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일 양국의 정치적인 분위기는 굴곡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화와 예술은 정치와는 무관하게 교류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양국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한국의 설치미술가인 배수영(43) 작가가 일본의 일러스트레이션 작가인 츠루타 이치로(62)와 함께 서울 종로구 운니동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실크갤러리에서 한·일 교류전 ‘사이: 평행선, 그리고 한 점’을 24일까지 연다. 개막에 앞서 전시장에서 만난 배 작가와 츠루타 작가는 “한·일 관계가 정치적으로 긴장관계에 놓일 수록 민간에서는 끊임없이 만나고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으며 우의를 다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한국 공예가 일본 풍속화를 만나다
츠루타 작가는 일본의 타마미술대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1980년대 초부터 특유의 일본풍 현대 ‘미인화’ 작업을 통해 명성을 얻었다. 일본 민속화의 우키요에(17~19세기 일본에서 목판화를 기반으로 서민계층이 주로 그렸던 풍속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원색적이고 강렬한 색감을 이용해 부각한 여성의 아름다운 자태를 섬세하고 간결한 화법으로 담아내 주목받았다. 도쿄와 교토, 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도시를 비롯해 파리와 뉴욕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작가로서 입지를 다진 것은 물론 일본 유명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와 노에비아가 츠루타 작가의 미인화 일러스트레이션을 홍보에 사용하면서 대중적으로도 유명해졌다.
일본풍이 강해 한국 미술계에 ‘데뷔’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배 작가와의 인연 덕에 이번 전시가 성사됐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일본 오사카 하얏트호텔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를 하던 배 작가가 2009년 규수에 살던 츠루타 작가를 무작정 찾아간 데서 시작했다. 한국의 일본식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츠루타 작가의 ‘미인화’에 관심이 많아서다.
배 작가는 “츠루타 작가의 미인화는 일본적인 색채가 무척 강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전통을 계승해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역량이 부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며 “낯선 한국의 여성작가가 무작정 찾아와 궁금한 점을 물으니 처음엔 당혹스러워 했지만 이내 작가 선배로 마음을 열어줘 지금껏 친분을 유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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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작가는 유학 등으로 18년간 체류하던 일본에서 돌아온 뒤 국내서 공공미술과 설치미술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12년 공공미술프로젝트인 ‘DNA 코리아 시리즈’를 총괄하며 강원 화천군과 영월군 등 문화소외 지역에 주민체험형 공공미술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2014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은 ‘플레이버스’를 기획했고 지난해에는 국내 첫 개인전을 통해 쓸모를 다한 회로기판을 활용해 만든 전통 자개무늬 모양의 설치작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시대의 화두인 재활용과 전통의 계승을 참신한 방법으로 융합해냈기 때문이다.
△“예술을 공통분모로 한·일 관계 접점 만들어야”
이번 공동전에서 츠루타 작가는 ‘신세계’ ‘부드러운 눈빛’ ‘유혹의 뮤즈’ ‘봄/음력 5월’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고혹적인 눈매와 긴 생머리 등 보기만 해도 ‘미인’이란 생각이 절로 드는 여인들이 사각액자에 담겨 있다. 배 작가는 버려진 폐회로기판을 활용한 ‘속삭임’ ‘행복에너지’ 등을 비롯해 ‘8럭 8럭’ 등 최근 작업을 선보인다.
두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과 설치미술 작품은 장르는 다르지만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일본과 한국의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배어 있다는 것이다. 츠루타 작가의 작품이 일본 우키요에의 전통을 계승하고 재창조했다면 배 작가의 작품은 한국 장인의 손길이 배어 있는 공예품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츠루타 작가는 “지난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오사카의 한국영사관에서 배 작가와 공동전시를 한 후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일본과 한국은 서로 다른 면이 있지만 예부터 서로 교류하며 상호 간의 문화발전을 이뤄낸 만큼 이번 전시도 그런 교류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 작가는 “츠루타 작가와 나이차도 많고 성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지만 예술을 공통분모로 접점을 만들어 인간적인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며 “한국과 일본의 관계도 이 같은 문화행사를 계기로 보다 발전적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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