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대 두 개의 이야기…박근형 '아버지'·윤소정 '어머니'

프랑스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 대표작 김윤철 예술감독 "두 작품 비교할 때 의미 더 강렬" "배우 박근형으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 윤소정 "행복할 거리 사라진 '안느' 간절함 와닿아" 7월 13~8월 14일 명동예술극장
연극 ‘어머니’에서 안느 역을 맡은 배우 윤소정(왼쪽)과 ‘아버지’에서 앙드레 역으로 열연하는 박근형(사진=국립극단).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 무대서 두 개의 서로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관객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어머니’의 시선으로 현실과 인간관계를 바라보게 된다.

국립극단은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4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프랑스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대표작 ‘아버지’(2012)와 ‘어머니’(2010)를 동시에 선보인다. 평일에는 하루씩 번갈아서 공연하며 주말에는 한꺼번에 두 작품을 올리는 독특한 방식이다. 젤레르는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희곡상을 수상하며 프랑스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27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성애와 모성애라는 측면에서 나란히 쓰여진 작품”이라며 “교차해서 혹은 연달아 보면서 두 작품을 비교할 때 작품이 가진 의미가 강력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두 작품 모두 90분 내외의 짧은 희곡이지만 노령화·치매·빈둥지 증후군·우울증 등 현대사회의 사회·심리적 병인들을 다룬다. 작품의 연출가들은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이들 내면의 시선을 표현한다. ‘아버지’를 연출하는 박정희 극단 풍경 대표는 “작가가 대본을 1인칭 화법으로 썼는데 시간을 퍼즐처럼 맞춰야 한다”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메멘토’처럼 많이 쪼개놓았는데 이야기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어머니’를 연출하는 이병훈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프랑스에서 공연 당시 한 관객이 ‘어머니에게 전화해줘야지’라고 했을 정도로 어머니의 심정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며 “어머니의 고독함, 절망감 등을 그렸지만 그 안에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 문제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아버지’(사진=국립극단).


‘아버지’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 ‘앙드레’의 관점에서 딸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치밀하면서도 재치있게 묘사했다. 한 인간의 기억과 현실이 맞부딪치면서 개인이 소멸해가는 과정을 치매 환자의 시각에서 바라봤다. 원로배우 박근형이 ‘앙드레’ 역을 맡았다. 2012년 ‘3월의 눈’ 이후 4년 만의 연극 출연으로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형은 “연극은 배우인 나를 만들어준 밑거름이자 모태”라며 “배우는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가 아니라 ‘그 역할에 성공했다, 실패했다’로 평가받아야 한다. 배우 박근형으로서 이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극 ‘어머니’(사진=국립극단).


‘어머니’는 남편과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한 어머니 ‘안느’가 남편과 아들이 모두 멀어져가면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안감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어머니는 남편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아들마저 여자친구를 만나 자신을 떠나는 상황에 처한다. 윤소정이 빈둥지 증후군을 앓는 어머니 ‘안느’를 연기한다. 윤소정은 “극 중 안느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그것은 희생이 아니라 즐거움이었다”며 “그런 남편과 아들이 자신을 떠나자 행복할 거리가 사라진 ‘안느’의 간절함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김윤철(왼쪽부터) 국립극단 예술감독과 배우 윤소정, 박근형, 박정희·이병훈 연출이 27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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