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신시~ 연락주세요!' <스팸어랏>에 성역은 없다

<지킬 앤 하이드> <오페라의 유령> 등 같은 제작사의 작품을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 배우들이 “나도 방송하고 싶다, YG 내 말 들려?”라고 고백하거나 “신시 대표님, <헤어스프레이> 저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으세요?”라며 다른 작품의 구애도 서슴없이 한다. 인정 사정 볼 거 없이 요즘 말로 ‘정신줄’을 놓을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뮤지컬 <스팸어랏>이 지난 21일 본 공연을 시작했다.

영국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톤’의 시리즈 중 하나인 ‘몬티 파이톤과 성배’를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은, 똑똑하지는 않지만 강한 의지를 가진 아더 왕과 각기 엉뚱한 면을 가지고 있는 다섯 원탁의 기사가 성배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인생 별거 없으니 웃고 살자"가 작품이 전하는 유쾌한 메시지.


2005년 브로드웨이 초연 했으며 한국에는 2010년 첫 선을 보인바 있는 이 작품은, 유쾌한 풍자와 조롱으로 웃음을 만드는 것이 특징. ‘연예인 없이는 뮤지컬 대박 나기는 불가능하다’는 공연계 현실 풍자를 비롯, 올해 무대에서는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며 취업이 힘들고 하우스 푸어가 될 수 밖에 없는 한국 젊은이들의 현실을 우스꽝스럽게 비꼬아 놓기도 했다.

<스팸어랏>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는 바로 작품 속 등장하는 또 다른 뮤지컬 찾기. 올해는 <조로> <위키드> <시카고> 등의 작품이 깨알같이 등장해, 뮤지컬 팬들이 더욱 좋아할 만 하다. 더욱이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 <오페라의 유령> 팬텀 역으로 강렬한 모습을 선사했던 윤영석이 출연작을 스스로 패러디 하는 장면과 <맨 오브 라만차>의 산초로 출연했고 이 작품에서 베데베르 경으로 출연 중인 이훈진이 본능적으로 돈키호테의 부름에 ‘네, 주인님’이라고 외치는 장면은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배꼽 잡을 명장면이 될 것이다.


올해 아더 왕 역엔 최근 <맨 오브 라만차> <완득이> 등에 출연한 서영주와 <라디오 스타> <형제는 용감했다> 등 꾸준히 뮤지컬 무대에 서고 있는 정준하가 더블 캐스트로 나서고 있다.

<스팸어랏>까지 정성화가 출연했던 작품 재공연에 이어 출연하는 우연이 겹친 정준하는 “정성화는 뮤지컬계 유재석과 같은 사람으로 나와는 비교가 불가하다”고 말하면서 “이번 공연이 매진 되면 하루 종일 아더 왕 복장을 하고 거리 홍보에 나서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2막에선 분장실에나 쳐박혀 있어야 하는 내 배역 대체 왜 이래”하며 절규하는 매혹적인 호수의 여인 역에는 이영미와 신의정이 번갈아 나서며, 그간의 이미지에서 변신하는 윤영석, 조형균, 고은성을 만날 수 있다. 코코넛 열매로 말발굽 소리를 내는 충실한 애마 팻시 역의 김호도 다시 만날 수 있다. 뮤지컬 <스팸어랏>은 오는 9월 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이미지에이전시 Mr.Hodol@Mr-Hodol.com)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댓글1

  • itshap** 2013.05.28

    뮤지컬 매니아라면 꼭 봐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