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방울의 고귀함을 만나다 <더 코러스-오이디푸스> 연습현장
작성일201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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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뜨거운 호응 속에 초연한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오는 10월 2년 만에 다시 서는 무대를 위해 땀방울을 쏟아내는 연습현장이 관객들에게 공개되었다.
지난 26일 늦은 저녁, LG아트센터 연습실을 찾은 80여 명의 일반 관객들은 숨죽여 배우들의 연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보여주기 위한 별도의 준비는 하지 않았다는 서재형 연출의 말처럼 배우들과 스텝들은 평소와 다름 없이 온 힘을 쏟아내며 연습 일부를 선보였는데, 마지막 5분을 제외하고 내내 사진 촬영이 금지되는 등 배우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모든 것을 최대한 절제하는 모습이었다.
소포클레스 작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는 신탁에 의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식까지 낳는 오이디푸스의 비극적 운명을 담은 극으로, 세기에 걸쳐 수 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이 되어 오고 있기도 하다. 거대한 운명 속 무기력한 인간의 존재를 이야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가장 비참해진 순간에 오이디푸스 스스로 미래를 향해 나가는 1%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 서재형 연출은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의 오이디푸스가 “운명에 휩싸이지 않고 자기 삶,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인간 오이디푸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의 또 다른 주목할 부분은 희랍극의 특징이기도 한 코러스의 등장을 더욱 부각시킨 점이다. 시종 일관 오이디푸스 곁에서 그를 관찰하며 코러스들을 이끄는 코러스 장 역에 박인배는 “극의 비장미를 더함과 동시에 오이디푸스라는 인물에 애정과 심각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며 극을 이끌어 나가는 존재”로 자신의 배역을 소개했다.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 코러스 장을 제외한 전 배우들은 코러스의 역할도 맡아 상징적인 안무와 노래로 운명의 흐름을 지켜보는 또 다른 눈이 된다.
초연에서 오이디푸스 역을 맡으며 그 해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남자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박해수를 앵콜 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다. “초연 때 기본 정서를 충분히 많이 찾고 공부해서 그때의 정서를 찾기 위해 달리고 있다”는 그는, “최선을 다했던 그 때의 정서에 더하여 2년이란 시간 동안 있었을 무언가가 기적처럼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내었다.
서재형 연출이 “배우들이 많이 바뀌었고, 이것은 연출가에게 다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말한 것과 같이 이번 작품에서는 초연과 달리 새로운 코러스 장 역의 박인배를 비롯, 이오카스테 역에 임강희, 크레온 역에 이갑선 등 새로운 배우들도 함께하고 있다.
“이 극단, 이 프로덕션, 그리고 서재형 연출과 작업해 보고 싶었다”며 상기된 마음을 감추지 않았던 임강희는 남편을 죽인 자신의 아들과 다시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사는 비극적인 여인 이오카스테 역을 맡으며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후회를 하기도 했다고.
“이오카스테 역을 하면서 많이 아팠다. 결혼도 안 하고 애도 낳아보지 않아서 감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이 두 가지를 안 해 본 걸 후회하기도 했다. (웃음) 연습을 하면서 운명에 휩싸이는 정말 불쌍한 여자, 굉장히 아픈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이디푸스에 대한 연민도 커져가고 있다.”
올 4월 신구, 박정자, 김호정 등과 함께 한 <안티고네>에서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 역을 맡았던 이갑선은 이번 공연에선 크레온으로 나선다. “그간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는 권력을 차지하려는 대립구도로 비춰졌는데, 정작 작품을 보면 그런 것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대립구도가 아닌 신에 대해 충실하고 객관성을 가지려는 사람”으로 크레온을 숨쉬게 할 참이다.
초연 당시 화제가 되었던 무대 위 객석도 이번 공연에서 변함 없이 만날 수 있다. 1천 여 석의 LG아트센터 객석을 비우고 무대 위 350석 규모의 객석이 쌓아지며, 커다란 공간 속 작은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오이디푸스의 비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기를 꾀하고 있다. 한아름 작가의 각색과 최우정 작곡가의 음악은 긴장감을 배가시켜 극의 비극성과 에너지를 뿜어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연습이 끝난 후 배우들과 함께 관객 대화를 가진 서재형 연출은 말미에 “ ‘죽도록 달린다’라는 극단 이름처럼 11년 째 그렇게 살고 있다. 양심상 최선을 다해 떳떳하게 땀방울로 바닥을 적시면서 올라간다는 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연출이 “나를 비롯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배우들을 믿고 기다려 달라”고 한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는 오는 10월 9일부터 2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지난 26일 늦은 저녁, LG아트센터 연습실을 찾은 80여 명의 일반 관객들은 숨죽여 배우들의 연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보여주기 위한 별도의 준비는 하지 않았다는 서재형 연출의 말처럼 배우들과 스텝들은 평소와 다름 없이 온 힘을 쏟아내며 연습 일부를 선보였는데, 마지막 5분을 제외하고 내내 사진 촬영이 금지되는 등 배우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모든 것을 최대한 절제하는 모습이었다.
소포클레스 작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는 신탁에 의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식까지 낳는 오이디푸스의 비극적 운명을 담은 극으로, 세기에 걸쳐 수 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이 되어 오고 있기도 하다. 거대한 운명 속 무기력한 인간의 존재를 이야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가장 비참해진 순간에 오이디푸스 스스로 미래를 향해 나가는 1%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 서재형 연출은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의 오이디푸스가 “운명에 휩싸이지 않고 자기 삶,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인간 오이디푸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의 또 다른 주목할 부분은 희랍극의 특징이기도 한 코러스의 등장을 더욱 부각시킨 점이다. 시종 일관 오이디푸스 곁에서 그를 관찰하며 코러스들을 이끄는 코러스 장 역에 박인배는 “극의 비장미를 더함과 동시에 오이디푸스라는 인물에 애정과 심각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며 극을 이끌어 나가는 존재”로 자신의 배역을 소개했다.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 코러스 장을 제외한 전 배우들은 코러스의 역할도 맡아 상징적인 안무와 노래로 운명의 흐름을 지켜보는 또 다른 눈이 된다.
초연에서 오이디푸스 역을 맡으며 그 해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남자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박해수를 앵콜 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다. “초연 때 기본 정서를 충분히 많이 찾고 공부해서 그때의 정서를 찾기 위해 달리고 있다”는 그는, “최선을 다했던 그 때의 정서에 더하여 2년이란 시간 동안 있었을 무언가가 기적처럼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내었다.
서재형 연출이 “배우들이 많이 바뀌었고, 이것은 연출가에게 다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말한 것과 같이 이번 작품에서는 초연과 달리 새로운 코러스 장 역의 박인배를 비롯, 이오카스테 역에 임강희, 크레온 역에 이갑선 등 새로운 배우들도 함께하고 있다.
“이 극단, 이 프로덕션, 그리고 서재형 연출과 작업해 보고 싶었다”며 상기된 마음을 감추지 않았던 임강희는 남편을 죽인 자신의 아들과 다시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사는 비극적인 여인 이오카스테 역을 맡으며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후회를 하기도 했다고.
“이오카스테 역을 하면서 많이 아팠다. 결혼도 안 하고 애도 낳아보지 않아서 감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이 두 가지를 안 해 본 걸 후회하기도 했다. (웃음) 연습을 하면서 운명에 휩싸이는 정말 불쌍한 여자, 굉장히 아픈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오이디푸스에 대한 연민도 커져가고 있다.”
올 4월 신구, 박정자, 김호정 등과 함께 한 <안티고네>에서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 역을 맡았던 이갑선은 이번 공연에선 크레온으로 나선다. “그간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는 권력을 차지하려는 대립구도로 비춰졌는데, 정작 작품을 보면 그런 것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대립구도가 아닌 신에 대해 충실하고 객관성을 가지려는 사람”으로 크레온을 숨쉬게 할 참이다.
초연 당시 화제가 되었던 무대 위 객석도 이번 공연에서 변함 없이 만날 수 있다. 1천 여 석의 LG아트센터 객석을 비우고 무대 위 350석 규모의 객석이 쌓아지며, 커다란 공간 속 작은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오이디푸스의 비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기를 꾀하고 있다. 한아름 작가의 각색과 최우정 작곡가의 음악은 긴장감을 배가시켜 극의 비극성과 에너지를 뿜어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연습이 끝난 후 배우들과 함께 관객 대화를 가진 서재형 연출은 말미에 “ ‘죽도록 달린다’라는 극단 이름처럼 11년 째 그렇게 살고 있다. 양심상 최선을 다해 떳떳하게 땀방울로 바닥을 적시면서 올라간다는 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연출이 “나를 비롯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배우들을 믿고 기다려 달라”고 한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는 오는 10월 9일부터 2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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