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파밀리아> 연습 중, “직접 보기 전엔 예측조차 힘든 작품일 것”

“해외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 제목을 붙이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마마 돈 크라이> <라 레볼뤼시옹> <애너벨 리> 등 최근 김운기 연출과 이희준 작가가 함께 만든 창작극의 제목은 모두 외국어로 되어 있다. 제목만 듣고 창작극과 번안극을 구분해 받아들이는 시선 때문이란다. 어떠한 선입견 없이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고 싶다는 바람이 십분 묻어난, 이탈리아어로 ‘나의 가족’이라는 뜻의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가 10월 중순 개막을 앞두고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사전 관람 신청을 받아 선발한 일반 관객들에게 공개된 <미아 파밀리아> 연습현장에선 약 11곡의 뮤지컬 넘버를 통해 작품의 맛을 미리 느껴볼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이번 작품을 생각해 왔다는 김운기 연출은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걸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며 운을 띄었다.


김운기 연출가와 박현숙 작곡가

“남성 뮤지컬을 꼭 다뤄보고 싶은 생각이 10여 년 전부터 있었다. 자기 삶이 죽든지 살든지 딱 하나, 소위 동물적으로 굉장히 확실하게 삶에 베팅하는 사람들이 갱스터 같았고 갱스터가 남자를 가리키는 하나의 상징 아닐까 생각했다. 소위 낭만이 있는 갱스터가 마피아인데, 이번 작품에서 마피아를 차용해 남성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이날 연습 현장에서 제법 많은 넘버가 공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본 것으로 작품 전체를 예측하기 힘들겠지만, 만약 예측했다 해도 틀렸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김 연출은 “구조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이야기로, 극중극이 두 개나 있고 드라마 전체가 굉장히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는 음악일 것이다. 뮤지컬이나, 콘서트, 오페레타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다. 박현숙 작곡가는 “다양한 형식의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배우들을 보고 곡을 썼는데 말도 안 되는 음역대를 다 소화해 줘서 자유롭게 음악을 쓸 수 있었다”고 만족스러운 작업 과정을 이야기 했다.


<미아 파밀리아>는 1930년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밀주 사업으로 부를 더해가며 뉴욕의 실 지배자가 된 마피아의 수장은 상원의원에 출마하고, 뉴욕 한 귀퉁이에 위치한 ‘아폴로니아’ 바에서는 엔터테이너 리처드와 오스카가 저마다의 꿈을 품고 극중극을 펼친다. 비정한 도시 속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펼쳐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 작품에서, 리처드 역에 이승현, 오스카 역에 유성재, 암살자 스티비 역에 장경원이 출연한다.

이승현과 유성재는 배우로서 배우 역을 맡게 되어 더욱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성악도에서 아카펠라 그룹 멤버로, 그리고 뮤지컬 배우로 오랜시간 음악이 있는 무대 위에 서 오고 있는 이승현은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고 한다. 특히 “예전에 노래만 하다 늙어 죽어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인지 '나는 길에서 죽을 거야'라는 극중 대사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시종일간 연습실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끈 오스카 역에 유성재는 “어느 때 보다 실제 성격과 잘 맞는 역이라 좋다”며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간 맡아온 역할이 밝은 적이 많지 않았다. 이번 오스카는 나 다운 성격에 나 다운 캐릭터라서 내가 곧 오스카라고 생각하며 연습하고 있고, 그래서 더 재미있다. 오페라 발성, 뮤지컬 발성 등 여러가지 창법을 써야 하는 게 부담이었는데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땀에 흠뻑 젖어 연습실 바닥에 누워있을 때 배우라는 직업이 행복하구나, 하는 걸 느낀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스티비로 낙점되었다는 장경원은 “마피아 히트맨 성격이 나와 전혀 닮지 않았는데 그게 가장 힘들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공연 중 제일 웃긴 장면은 다 그의 담당이라는 귀띔이 이어졌다.

어두운 뉴욕 뒷골목 음습한 마피아의 분위기가 작품을 지배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밝고 경쾌하다가 서글픈 음악으로 쓸쓸함이 더해지기도 했다. 공연에는 4인조 라이브 밴드가 연주를 담당한다. 쉽게 무엇이다 가늠할 수 없는 <미아 파밀리아>는 오는 10월 15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개막해 내년 1월 5일까지 약 3달 간의 공연을 원 캐스트로 이어갈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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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 kimhy12** 2013.10.08

    완~~~전 재미 졌었어요~~공연 예매하고 딱 기다리고 있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