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기다려온 새로운 공연” <머더 발라드> 개막

"뉴욕에서 이 공연을 본 지 10분 만에 라이선스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5일 국내 첫 무대의 막을 올리는 뮤지컬 <머더 발라드> 프로듀서 김수로의 말이다. 최근까지 미국에서 호평 속에 공연됐던 이 작품을 가져온 <머더 발라드>제작진은 공연에 앞서 지난 4일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미국 공연의 스타일과 분위기 최대한 살렸다"

<머더 발라드>는 2012년 맨하튼의 작은 클럽에서 초연된 후 연장 공연을 이끌어내며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세 남녀의 아슬아슬한 삼각관계를 강렬한 록음악과 섹시한 안무로 표현했고, 관객들이 배우들의 연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도록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특징은 한국 무대에서도 거의 그대로 구현됐다. 바(Bar)와 당구대가 놓인 무대 사이사이 30여 개의 객석이 마련됐고, 그 바로 뒤에서는 라이브밴드가 록음악을 연주한다. 무대·음악·조명 등이 어우러져 마치 클럽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블랙메리포핀스><유럽블로그> 등에 이어 또다시 제작자로 나선 김수로는 지난 12월 미국에서 이 작품을 보고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봤던 5~6개의 작품 중에서 <머더 발라드>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꼭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새로운 이야기와 형식을 통해 저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그는 "최대한 원작을 그대로 가져와서 앞으로 서서히 한국적인 재해석을 가미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재준 연출 역시 원작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뉴욕과 우리나라의 공연장 환경이 달라 고민했다는 그는 "뉴욕 공연을 우리나라 공연장 환경에 맞게 조정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원래 이 공연이 가졌던 스타일과 분위기를 잃지 않는 방법을 생각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작품"…네 남녀 심리도 주목

김수로는 출연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출연진과 스텝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꾸려보고 싶어 많은 노력을 들였다는 그는 "이번만큼 모든 조합의 캐스팅으로 공연을 보고 싶은 적이 처음"이라며 캐스팅 결과에 큰 만족을 표했다. 그가 섭외한 배우들은 주인공 탐 역의 최재웅·한지상·성두섭·강태을과 사라 역의 박은미·장은아·임정희·린아, 마이클 역의 홍경수·김신의, 나레이터 역의 홍륜희·문진아 등이다.

이날 작품의 전막을 시연한 배우들은 <머더발라드>에 대해 '새로운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객이 무대 위에서 직접 공연을 보는 것이 처음이라 새롭다"는 최재웅은 "기존의 공연에 지친 분들, 새로운 것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고, 박은미는 "한국 관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고 기다려왔던 형식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지상은 "<머더 발라드>는 본능에 너무도 충실한 작품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금기시돼온 것을 깨는 데서 오는 새로움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무대 위 네 남녀의 심리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도 작품을 한층 더 다채롭게 즐기는 방법이 될 듯 하다. 7년 만에 재회한 사라에게 집착하는 탐의 눈빛에서는 언뜻언뜻 공허함이 스쳐가고, 록커의 꿈을 포기하고 평범한 가정의 주부로서 삶에 안착한 사라는 어느덧 반복되는 일상에 회의를 느낀다. 시인이 되려던 꿈을 접고 경영학과에 진학해 각종 세금고지서와 딸의 사립학교 진학문제 등에 골몰하는 마이클의 모습도 서늘한 질문을 던진다.

초반에는 세 사람의 관계를 관망하는 듯 보이던 나레이터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그들의 관계 속으로 깊이 들어간다. 홍륜희는 "나레이터가 '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5일부터 내년 1월 26일까지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왼쪽부터) 한지상, 성두섭, 최재웅, 강태을

(왼쪽부터) 임정희, 장은아, 린아, 박은미

(왼쪽부터) 김신의, 문진아, 홍륜희, 홍경수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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