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정은표·박철민…세 배우의 개성 빛나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는 중년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이 11월 29일 대학로에서 다시금 무대에 올랐다. 초연부터 남자주인공 정민 역을 맡아 활약해온 조재현을 비롯해 정재은·정은표 등 <그와 그녀의 목요일>의 배우들은 지난 4일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국내 첫 무대에 오른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프랑스 작가 마리 카르디날의 <샤를르와 롤라의 목요일>을 한국 상황에 맞춰 각색한 연극으로, <빌리 엘리어트><태양의 노래>의 황재헌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이별, 죽음과 가족 등 인생의 다양한 화두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 젊은 관객뿐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에게도 두루 사랑받았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유정아, 정은표, 윤이나, 이현응

주인공 정민과 연옥은 50대 중반으로, 매주 목요일에 만나 야구·역사 등에 대한 토론을 나눈다. 토론은 매번 사소한 계기로 싸움으로 번지고, 격한 언쟁이 오가는 와중에 젊은 시절 뜨거운 사랑을 나눴던 그들의 과거와 미묘한 갈등이 점차 드러난다.

초연에서 조재현과 정웅인이 번갈아 연기했던 정민 역은 이번 무대에서 조재현과 박철민·정은표가 함께 맡았다. 정은표는 <사나이 와타나베> 이후, 박철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후 3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세 배우는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교수인 정민을 각기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낸다.

"세 배우의 분위기와 각각 표현하는 인물이 모두 다르다. 세 배우의 장점이 더욱 돋보이도록 정민이라는 인물과 접목하는 것이 내 일이었다"는 황재헌 연출은 조재현에 대해 "워낙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배우라 즉흥적이고 뜨겁게 무대에 선다"고 말했다. 정은표에 대해서는 "특유의 따뜻함과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대단히 이성적으로 캐릭터에 접근한다"고 말했고, 박철민에 대해서는 "굉장히 섬세하게 모든 장면과 대사를 준비해서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는 정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유정아, 박철민 

국제분쟁 전문 기자로 세계 곳곳을 누비다 은퇴한 연옥 역에는 초연멤버 정재은과 아나운서 출신의 유정아가 캐스팅됐다. 은퇴 후 난초를 키우며 쓸쓸한 일상을 보내던 연옥은 매주 목요일 주제를 정해 대화를 나누자는 정민의 제안에 묘한 설렘을 느낀다. 이 작품으로 첫 연극무대에 오른 유정아는 이날 무리 없이 연기를 펼쳤다.

이외에도 이현응·윤이나·채수빈 등이 젊은 시절의 정민·연옥과 그들의 딸 이경을 각각 연기했다. "초연에서는 주연남녀배우에 비중을 많이 실었는데, 그러다 보니 다른 배우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약간 쉬어가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는 황재헌 연출은 "이번에는 조연배우들에게도 확실한 역할을 주고 연습할 때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무대도 작년과는 조금 달라졌다. 작년에는 무대 앞뒤에 객석이 있었지만, 이번 무대는 여느 공연장처럼 한 방향에만 객석이 있다. 이에 대해 연출은 "친밀하게 보여질 부분은 더욱 친밀하게, 객관적으로 보일 부분은 더욱 객관적으로 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현·정은표·박철민 등 세 주연배우의 각기 다른 개성이 돋보이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내년 1월 19일까지 오는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펼쳐진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조재현, 채수빈, 김주영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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