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드윅 > 서문탁

헤드윅을 사랑하는 이츠학 그 내면의 세계를 탐닉한다 < 헤드윅 >에서 서문탁은 이츠학을 연기하고 있다. 두 명의 배우와 앵그리치 밴드가 함께 하는 < 헤드윅 >에서 이츠학은 헤드윅을 사랑하지만 변덕스럽고 천재적인 헤드윅을 증오하기도 하는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영미, 백민정에 이어 홍미옥과 함께 서문탁이 이츠학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뮤지컬은 처음이예요. < 헤드윅 >을 시작한지도 이제 두 달이 훨씬 지났어요. 뮤지컬은 원래 제가 하고 싶었었어요. 데뷔 7년 만에 한 번도 기회가 없었는데 하게 되어서 정말 좋아요. 더군다나 제가 제일 하고 싶었던 작품 < 헤드윅 >을 하게 되어서, 그것도 뮤지컬 데뷔를 제가 좋아하는 작품으로 하게 되어서 더 좋아요.” 서문탁은 < 헤드윅 >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 헤드윅 >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일본에 아는 지인이 추천한 < 헤드윅 > OST를 듣게 되었고, 그녀는 < 헤드윅 > 노래들에게 반해버렸다. 한국에 들어와 영화를 권해서 영화 ‘헤드윅’을 접하게 된다. “처음 봤을 때 만화같기도 하고, 뮤지컬 같기도 하고, 저한테는 굉장한 충격이었죠. 그 때 충격을 받고 참 재미있고,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한참 지난 후에 < 헤드윅 >에서 섭외가 들어왔어요. 작품 제목만 듣고 그 자리에서 ‘저 할래요. 할래요.’해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 헤드윅 >은 참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 캐릭터로 인하여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하게 흥미위주의 트랜스잰더를 내세워 그의 삶을 보면서 ‘이런 사람도 있구나’ 라는 생각으로 치부할 수 없는 다른 매력이 있다. 헤드윅을 통해 내 자신의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다는 데에도 그 매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통속적으로 보아왔던 ‘사랑’이야기도 아니고, 대중적인 인간사 이야기도 아니기 때문에 헤드윅을 사랑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 중심에 있는 헤드윅을 사랑하고 있는 이츠학의 서문탁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관객으로 보는 < 헤드윅 >과 부산에서부터 이츠학으로 바라보는 < 헤드윅 >은 분명히 틀려 있었다. 아니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헤드윅을 이중적인 면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단순히 생각했다면 공연을 하면서 헤드윅 자체로 보게 되는 느낌이고, 이중적인 면이 아니라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 한 사람인 헤드윅을 사랑하는 이츠학이 되어 가고 있어요. 그것이 연민인지 애정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무대에서 조금씩 느껴가는 헤드윅의 모습이예요.” < 헤드윅 >이 앵콜공연에 들어가면서 김다현, 송용진, 엄기준이 헤드윅을 맡았다. 자신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헤드윅을 표현하고 있는 세 명의 배우들을 서문탁의 시각으로 바뀌는 감정차이를 이야기해 주었다. “용진 오빠는 수다스러운 헤드윅이예요. 철딱서니 없다고 해야 하나. 그런 사람이 진지해질 때에는 연민이 느껴지잖아요. 그런 면에서 많은 연민을 느끼게 하는 헤드윅이고요. 기준 오빠는 진지하고 차분한 느낌의 헤드윅이예요. 그래서 오히려 제가 더 표현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다현이는 가장 여자 같은 느낌이예요. 다현이와 할 때는 오히려 제가 남자가 된 것 같고, 다현이가 여자 같은 느낌이예요. 공연할 때마다 바뀌니까 재미있어요.” 그녀가 제일 빠져들게 되는 사람은 아무래도 김다현이라고 말한다. 공연중 집중이 안될 때가 가끔 있는데 김다현이 연기를 하고 있으면 다시 연기에 집중하게 되면서 엄마같이 때로는 누나같이 포용하게 된다고 한다. 서문탁은 < 헤드윅 >외에도 가수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는 < 서문탁 짝짓기 콘서트(커플출입금지!) >를 가진다. “바쁘게 활동하고 있어요.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부담감은 없어요. 단지 많은 여자 락커들이 메이저 활동을 하지 않아서 오히려 저는 책임감 내지는 의무감이 생겨요. 하드한 여성 락커로 활동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락을 들려주는 여성 락커가 많이 나와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하고, 왕성한 활동을 해주어야 다른 분들이 메이저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의무감 내지는 책임감이 더 많아요.” 활화산 같은 열정을 콘서트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면서 함께 하나된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 헤드윅 >에서도 그녀는 발굴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극 자체로 보면 이츠학의 역할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작품이 좋아서 참여하게 되었고, 이런 좋은 작품에 참여하여 다음 락커들이 참여해서 같이 공연할 수 있는 것이 좋고요. 좋은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좋고요. 그래서 저에게는 제일 좋아하고 즐기고 있기 때문에 저에게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 헤드윅 >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서문탁은 < 헤드윅 >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 헤드윅 >은 너무 어려워요. 정말 어려운데 영화를 보면 화려한 영화기법과 독특한 캐릭터들,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는 스토리 연결 같은 것들이 눈길을 끌었죠. 집중하게 되고 거기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헤드윅’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사랑스럽고 어떤 때는 불쌍하고 어떤 대는 귀엽고, 정말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트랜스잰더이지만 그런 관념을 깨주는 헤드윅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선적으로 락 음악에 매력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죠.” 서문탁은 < 헤드윅 >에서 이츠학의 대사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잘 되었다 생각했는데 연출 선생님이 내면 연기를 해야한다는 말에 서문탁은 고민에 빠졌지만 실제 성격이랑 비슷한 이츠학에게 마음이 갔다고 한다. 말이 별로 없고 표현을 잘 안하는 그녀는 따뜻한 마음, 연민, 사랑을 깊게 느끼는 것 등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연기하는 데에도 어렵지 않게 하고 있다고 한다. 헤드윅을 느낄 때 트랜스잰더라고 느끼지 않고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고 애인으로 생각하면서 느끼다 보니 이츠학의 모습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 헤드윅 >을 계기로 하고 싶은 작품들이 많아요. < 시카고 >도 하고 싶어요. 락 음악이 나오는 뮤지컬도 하고 싶어요. 주인공이든 주인공이 아니든 상관없어요. 단지 뮤지컬 하시는 분들에게 폐만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립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 크고요. 뮤지컬 배우에게 저희가 연기를 배우고 노하우들을 배우듯이 저희들도 무대에서 지금까지 서왔던 노하우들을 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예요. 그래서 한국 뮤지컬이 좀 더 발전하면 그게 가장 좋은 길인 것 같아요.”” 서문탁은 바쁜 12월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가수로 배우로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는 서문탁을 응원해본다. “스토리는 어렵고 헤드윅, 이츠학의 캐릭터가 처음 보시는 분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실 거라 생각해요. 이해하려고 하시지 마시고 오셔서 느끼시고 가셨으면 해요. 즐기고 느끼고 본 그대로 느낀 그대로 말이죠.” < 헤드윅 >은 2월까지 계속 공연될 예정이다. 서문탁은 12월 질러홀에서 그녀만의 독특한 콘서트인 짝짓기 콘서트를 연다. 헤드윅이 영원히 공연되어진다면 서문탁도 그 곳에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무대 위에서의 그녀는 파워풀한 그녀만의 색깔을 보인다. < 헤드윅 >에서도 서문탁만의 이츠학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드윅의 이츠학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작품의 힘인지 서문탁 그녀의 연기력인지 몰라도 그 몰입에서 나오는 연기력은 배우 못지 않은 열정을 뿜어내고 있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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