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내면 세계를 따라가려고 했다˝ 뮤지컬 <아가사> 개막

영국의 대표 추리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를 주인공으로, 그녀가 실종됐던 11일 간의 행적을 추적한 뮤지컬 <아가사>가 지난해 12월 31일에 개막했다.

<발칙한 로맨스> <커피프린스 1호점> <블랙메리포핀스> 등을 비롯,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머더 발라드>에 이은 '김수로 프로젝트' 작품으로, 연극 <모범생들> <히스토리 보이즈> 등의 김태형 연출, 신인 작가 한지안, <라디오 스타> 등을 작곡한 허수현이 뭉친 창작 신작이다. 


아가사 역에 양소민과 레이몬드 역에 김지휘(위), 윤나무(아래)

작품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1926년 12월에 실제로 일어난 일로,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추리소설 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는 열 하루 간 사라졌다가 한 호텔에서 발견되었으며, 이후 자신이 세상 속에서 사라졌던 기간 동안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해 수 많은 추측을 낳기도 했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아가사 실종 11일 간의 일들을 파헤쳐 보는 <아가사>는 1953년 평온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아가사에게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되면서 27년 전 실종 당시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아가사에게 접근하는 로이(박인배)
신문기자 폴(홍우진), 하녀 베스(추정화)

지난 7일 공연의 주요 장면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김태형 연출은 "작가로서의 고뇌와 고통을 숭고하게 극복해내는 아가사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추리극을 내세우기 보다는 한 여인의 내면 세계를 따라가려고 했음을 강조했다.

주인공 아가사 역을 맡은 배해선 역시 "아가사는 내면에 이중성을 가진 여자"라고 말하며, "실종 전후의 모습이 다르며, 실종 후 더욱 과감하게 대중들을 대하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실종된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더한 궁금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해선과 함께 아가사 역을 맡은 양소민은 "실제로 아가사는 이가 예쁘지 않아 잘 웃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그녀가 얼마나 타인을 의식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며 "사람들을 보지 않아도 되는 11일간 그녀는 자유롭게 살았을 것이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배역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로이(진선규), 사건의 또다른 열쇠 레이몬드(박한근)

아가사(배해선)와 로이(김수용)의 대립, 그 끝은?

치명적인 매력으로 아가사를 유혹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독 전문가 로이 역에는 김수용과 진선규, 박인배가 트리플 캐스트로 나서며, 아가사에게 편지를 보내며 극의 문을 여는 레이몬드 애쉬튼 역에 박한근, 김지휘, 윤나무를 만날 수 있다. 아가사의 남편으로 아내에게 실증을 느끼고 있는 아치볼드 크리스티 역엔 황성현이 열연하며, 홍우진, 오의식은 신문기자 폴과 편집장 뉴먼 역을 동시에 맡아 1인 2역을 선보인다. 어머니처럼 아가사의 곁을 지키는 하녀 베스와 크리스티의 내연녀 낸시 역시 추정화와 한세라가 맡아 1인 2역으로 변신한다.

창작 신작 뮤지컬 <아가사>는 오는 2월 23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