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지 않아 오래 걸을 수 있었다” 데뷔 30년, 15집 발표한 이선희

‘무대 위 작은 거인’이라 불리는 이선희가 돌아왔다. 지난 25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는 이선희의 데뷔 30주년 및 정규 15집 발매를 기념하는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승기·윤도현·임정희·거미·타카피 등 후배가수들도 이날 함께 무대에 올라 이선희의 귀환을 축하했다.

1984년 ‘J에게’로 데뷔한 이래 '아! 옛날이여' ‘나 항상 그대를’ '아름다운 강산' 등을 발표하며 30년간 음악활동을 이어온 이선희는 25일 정오 15집 앨범 ‘세렌디피티(SERENDIPITY)’를 발표했다. 2009년 발표한 14집 앨범 '사랑아' 이후 5년 만의 신보다.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를 비롯해 11곡이 담겼고, 이선희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도 다수 수록됐다.


쇼케이스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선희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100여 곡의 노래를 쓰고 다시 지웠다고 전했다. 편곡과 프로듀싱에도 참여했다는 그는 “굳이 싱어송라이터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다. 나는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보컬리스트다. 이번에 곡을 쓴 이유는 내가 가진 목소리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특히 가사를 중요시한다는 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삶에서 느꼈던 것들을 자연스럽게 가사에 담았다. 그 동안 늘 옆에 있었는데도 잘 몰랐던 것이 있었고, 그래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따라간 적도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다시 내 옆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니 삶이 다르게 보였다. 그런 깨달음을 노래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선희는 30년간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히트곡만 쫓았다면 지금의 내가 있지 않았을 것이다. 버릴 줄 알고 다른 것을 해보려 노력하고, 그래서 발을 잘못 내딛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뭔가를 하려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는 것 같다.”

이번 앨범에서 엘피(LP)판 사운드 효과를 넣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그는 “결국 대중음악을 하는 것이니 어렵지 않은 음악을 추구했다”며 “여러 실험과 도전을 하면 실패도 한다. 하지만 실패했다고 해서 겁먹거나 위축되지는 않는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르지만,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는 않겠다는 것은 약속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이어진 쇼케이스에서 ‘J에게'를 열창한 이승기는 "선배님이 이번 앨범을 작업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 컴퓨터와 악기를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만든, 피와 땀이 서린 앨범이다. 여러분들이 충분히 사랑할 만한 앨범이라고 믿어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강산'을 R&B 버전으로 편곡해 부른 임정희는 "실용음악과 입시 시험을 볼 때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다. 이 곡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고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됐다"며 특별한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학창시절 이선희가 TV에 나오면 브라운관을 만져봤다”며 이선희의 열혈 팬이었음을 밝힌 윤도현은 ‘나 항상 그대를’을 재해석해 불렀다.

이선희는 타이틀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 등을 선보였다. 30년이라는 긴 시간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폭발적인 성량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이선희의 무대는 오는 19일과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콘서트 <노래하는 이선희>에서도 이어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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