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별곡> 이순재 "고두심, 며느리에서 부인으로 바뀌어 너무 좋아"

관록의 연기를 선사하고 있는 대배우 이순재와 고두심이 부부로 연극 무대에서 호흡을 맞춘다. 화해와 용서를 통해 깊고 아름다운 사랑을 보여줄 연극 <사랑별곡>이 오는 5월 관객들을 찾아온다.

3일 낮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린 <사랑별곡> 제작발표회에는 수많은 취재진들이 모여 열띤 취재열기를 보여주었다.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를 비롯해 그동안 드라마, 영화, 연극 무대를 통해 국민 아버지부터 괴짜 할아버지까지 폭넓은 인물로 변신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순재와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 3사의 연기대상을 모두 휩쓴바 있는 고두심, 그리고 개성 넘치는 인물로 쉼 없이 무대를 채우고 있는 송영창이 <사랑별곡>으로 한 자리에 모였기 때문.

올해로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 연극열전의 첫 작품 <사랑별곡>은 작가 장윤진이 쓴 2007년 파파프로덕션 창작희곡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원제인 <마누래 꽃동산>의 이름으로 지난 2010년 초연을 성공리에 마친 바 있다.


충남 서산의 한 시골 장터를 배경으로, 나물을 팔며 남편과 자식을 위해 일평생 희생했지만 죽는 순간까지 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노년의 순자와, 그런 그녀가 미워 속을 썩이지만 결국에는 용서를 비는 남편 박씨의 이야기가 진한 감동을 실어오는 작품이다.

2012년 연극 <댄스 레슨>에 이어 2년 만에 순자 역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고두심은 "이순재 선생님이 하신다고 해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면서 무엇보다 이순재와 한 무대에 서는 것을 고대하는 모습이었다.

"드라마에서는 매번 남편 없이 여러 아이들을 거느리고 달려가는 역할을 맡았었는데, 연극에서는 더블 캐스트로 두 명의 남편이 생겨서 행복하다. (웃음) 순자 역을 맡으니 친정에 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 드는데, 오랫동안 어머니 역을 해왔던 것이 큰 토대가 되고 있다."(고두심)


1995년 방영된 KBS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시아버지와 며느리로 고두심과 작품을 꾸려본 적 있는 이순재는 "젊었을 때에 고두심이 너무 예뻐서 먼 발치에서 '저 여자와 한번 연기해 봤으면'하는 마음이 언제나 있었다"면서 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번 작품에서 남편 박씨 역을 맡아 부부 호흡을 맞추게 되어 기쁘다는 그는 "어떤 역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의 배우"로 고두심을 칭하면서 스스로도 "박씨는 전에 맡아본 적 없는 투박하고 거친 촌로 역으로, 모처럼 새로운 역할이라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원작 자체가 아주 아름다우며, 지금 세대가 잃어버린 사랑의 모습이 담긴 투박하고 소박한 작품"이라며 공연에 대한 신뢰를 십분 드러내었다.


이순재와 함께 남편 박씨 역을 맡은 송영창 역시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사랑하지만 정작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던 옛날의 사랑 모습과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 말한 그는 "녹음기를 틀어놓고 이순재 선생님의 대사를 녹음할 정도로 대한민국 배우들의 멘토와 같은 이순재, 고두심 선생님과 함께 하는 것이 영광이라 초심으로 연습 중"이라며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말했다.

1956년 데뷔, 올해로 58년 간 배우로 살아온 이순재는 이날 연기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연기는 계속적인 창조작업"이라 말하며 "역할이 바뀔 때마다 새로움을 창조해내고 이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보람으로 지속해 나가는 것이 연기의 본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젊은 배우들이 화술에 힘쓰지 않는 것과 난무하는 비어와 속어들의 사용을 지적하며 "연령, 계층, 시대를 초월해서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 말이며, 연극작업을 통해서 언어를 순화하고 보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공연의 연출 역시 구태환이 맡는다. 그는 "시적 언어가 살아있는 작품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존재하는, 불가능할 것 같지만 가능한 것들에 대한 작품이다.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캐릭터와 가족사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좀 더 아름답게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 이야기 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세 명의 배우 외에 <사랑별곡>에는 순자가 잊지 못하는 첫사랑 김씨 역으로 정재성이, 남편 박씨의 오래된 친구 최씨 역의 서현철, 남문철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사랑 그 이상의 애틋함이 담긴 인생을 이야기 하는 <사랑별곡>은 오는 5월 2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막을 올린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연극열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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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 hee74** 2014.04.04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