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옹녀의 등장,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현대인들에게 정력 센 남녀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인물, 변강쇠와 옹녀가 만났다. 국립창극단은 잊혀져가는 콘텐츠였던 <변강쇠전>을 ‘판소리 일곱바탕 복원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선정,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라는 제목으로 되살렸다. 여기에 늘 톡톡 튀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온 고선웅 연출이 힘을 보탰다. 

평안도 월경촌의 인물이 반반한 옹녀는 사주에 청상살과 상부살이 겹쳐 남편 초상을 지긋지긋하게 치르고 결국 마을에서 쫓겨나, 남쪽으로 내려가던 중 청석골 외길에서 운명처럼 변강쇠를 만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원작 <변강쇠전>은 과거 판소리 열두 마당 중의 하나로, 소리는 사라지고 사설만 남았으나  그동안 창극,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소개되었다. 

이번 작품에서 고선웅 연출은  변강쇠가 주인공인 아닌, 그의 여자 옹녀로 시선을 돌려 그녀를 '열녀'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10일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기가 센 작품이라, 사건 사고가 많았지만 그만큼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고선웅 연출은 “이번 작업이 분에 넘치는 큰 프로젝트라 마음 고생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된 일이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또한 “연극은 차곡차곡 쌓여 간다면, 창극은 한번에 확 뒤집어 주는 것이 있다. 힘든 때도 있었지만 배우들과 앙상블의 소리에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낄 때가 많았다. 그것이 창극의 힘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배우들은 약 40여분에 걸친 작품의 일부 장면을 시연했다. 옹녀가 마을에서 쫓겨나, 변강쇠와 운명처럼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변강쇠와 금술 좋게 지내던 옹녀는 꿈 속에서 엄마를 만나 자신의 탄생 내력을 듣게 된다. 전국 팔도 장승들은 장승을 불로 뗀 죄를 물어 변강쇠에게 병을 내리고 옹녀는 병에 걸린 변강쇠를 살리기 위해 의녀를 부른다.



이 작품에는 판소리뿐만 아니라 민요부터 트로트까지 다채로운 소리들이 작품 곳곳에 유기적으로 배치되어 유쾌하고 신명나는 장면들이 이어지며, 특히 변강쇠와 옹녀라는 강한 캐릭터 외에도 옹녀모와 팔도 장승, 화려한 의술을 펼치는 의녀들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국립창극단 배우들의 소리와 해학적인 대사들이 돋보이는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6월 11일부터 7월 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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