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 째' <엄마를 부탁해> 4년 만에 서울 무대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 째다."라는 강렬한 대사와 함께 시작되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가 지난 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본공연의 막을 올렸다.

작가 신경숙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 2010년 성공적인 초연과 재연을 한 이 작품은 4년 만인 올해 다시 서울 무대를 찾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0일 공연의 주요 장면을 공개한 자리에서는 무뚝뚝한 남편과 성장한 자식들을 둔 박소녀가 어느 순간 사라지고, 그를 찾아 나서는 가족들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유명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 손숙은 2010년 재연에 이어 다시 한번 엄마 역을 맡고 있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만 알고 있는 한 사람도 꿈과 말 못할 아픔을 지닌 한 여자였음을 깨닫게 해 주는 작품이나, "씩씩하고도 진취적인, 유머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더하고 싶었다."는 그녀다.

아버지 역의 전무송 역시 "소설의 감동을 그대로 따라갈 순 없지만 활자화 되지 않은 부분들, 그 부분이 담고 있는 감동을 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립극단 작업 이후 30년 만에 손숙과 한 무대에 서서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하며 술도 잘 사고 맛있는 음식도 잘 챙겨주던 사람으로 손숙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엄마라는 이야기를 이토록 멋지게 하는, 가슴을 울리는 작품을 만나게 되어 무척 좋다."고 말한 예지원은 공연을 이끌어가는 주요 화자인 장녀로 변신 중이다. TV, 영화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녀는 "20대 초반에 1년 반 정도 극단에 있었기 때문에 그 향수가 여전히 있다."며 매년 꾸준히 무대를 찾고 있는 이유를 이야기 했다.

차녀 역으로 출연 중인 전익령은 작품의 원작자인 신경숙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기도 하다. 올 2월 전익령이 신경숙의 둘째 오빠의 아들과 결혼했으니 신경숙의 조카 며느리가 된 셈. 그녀는 "7년 전 <신의 아그네스> 이후 서는 무대로, 등장이 적지만 함축적인 모습을 잘 펼치기 위해 더욱 어려운 역이 차녀인 것 같다."고 오랜만에 무대에 선 소감을 밝혔다.


<엄마를 부탁해>는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인간, 한 여성의 인생과 인내의 모습이 묵직한 감동으로 이어진다는 호평 속에 초연 당시 90%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예지원 역시 "생각보다도 너무 많은 관객들이 울고 가신다."고 말한 <엄마를 부탁해>는 오는 29일까지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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