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는 강철나비, 강수진을 위한 발레 <나비부인> 기자간담회 현장

세계적인 발레리나이자 올해 국립발레단 단장으로 부임한 강수진이 지난해 세계 초연한 작품 <나비부인> 무대에 선다.

푸치니의 오페라로 유명한 <나비부인>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발레단의 엔리케 가사 발가 예술감독이 오직 강수진만을 염두해 두고 안무한 작품으로 오는 7월 5일 한국 초연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엔리케 가사 발가 안무가와 초초 역의 강수진, 핀커톤 역의 카를로스 콘트레라스 라미레가 참석한 <나비부인> 기자간담회 현장엔 수많은 취재진이 참석해 이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었다.

이번 공연의 안무를 맡은 인스부르크 발레단의 엔리케 가사 발가 예술감독은 “수년 전 갈라쇼에서 강수진과 공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날 공연을 보러 온 어머니가 나비부인을 만들 때 초초 역은 강수진이 맡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드디어 나비부인을 만들게 됐고 한국 무대에 올리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만약에 강수진이 이 작품을 안 한다고 했다면, 나도 이 작품을 안 했을 것이다. ‘나비부인’ 작품만으로는 표현하고 싶은 것이 없고, 강수진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의 주인공과 강수진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초초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 희생을 하는데, 강수진도 어린 나이에 외국에 나가 사랑하는 것을 위해 많은 부분을 희생했다. 둘 다 섬세하면서 강인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강수진을 철의 나비부인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강수진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엔리케 가사 발가 예술감독 (좌), 강수진 (우) 

또한 덧붙어 강수진에 대해 ”그녀는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성숙함과 깊은 내면을 대중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무용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수진은 ”인스부르크 발레단과 작년에 처음 공연을 올린 후에 몇 달 만에 한국에서 공연하게 되서 기쁘고 발레리나로서 안무가가 직접 나를 위해 안무를 해준다는 자체가 영광이고, 행복하다. 최선을 다해 좋은 공연을 위해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니 기대해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초초 역할에 대해 “한 여성으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면을 보여준다. 수줍어하고, 감성적이고, 섹시하고, 자존심 강하다. 나비부인에게 집중하는 순간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내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니, 관객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핀커톤 역의 라미레즈 발레리노는 강수진과의 호흡이 어땠는지 묻는 질문에 “강수진은 훌륭한 무용수이자 선생님이다. 함께 연습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결과에 이를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강수진

애착이 가는 장면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강수진은 “늘 죽기 직전이 애착이 많이 간다. 가슴이 찢어진다. 어떤 작품이든, 작품마다 죽기 전에 느낌들이 다 다르다. 공연을 다 마친 후에야 다 나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래서 예술이라는 것이 아름답다고 느낀다. 영감을 받고 줄 수 있는다는 것이 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큰 복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국립발레단 레퍼토리로 <나비부인>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 강수진은 “국립발레단 단장 제안이 들어왔을 때 오스트리아에서 <나비부인>하는 도중이었다. 단장직을 수락했을 당시는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을 안 본 상태였지만, 한국에도 많은 나비부인이 있을 것이다 생각했다. 이 작품이 국립발레단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비부인>을 통해 또 다른 색깔의 발레를 배우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단원들의 여름휴가가 7월 20일에 끝나는데 단원들에게는 부담이 될 테지만, 7월 21일에 캐스팅을 한다. 선택권은 발가 감독님에게 있다." (웃음)

국립발레단에서 초초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발가 감독에게 묻는 질문에 강수진이 나서며 “감독님은 나밖에 안 보인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낳기도 했다.

발가 감독은 “어떤 예술 작품이든 대중을 위한 예술이기 때문에 이 작품을 통해서 함께 웃고, 울고, 가슴 아파하고, 기뻐하면 좋겠다. 참여하는 무용수 모두 예술에 대한 존중심을 가지고 열정을 쏟고 있다. 관객들도 그대로 느껴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엔리케 가사 발가, 강수진, 카를로스 콘트레라스 라미레레즈 (왼쪽부터)

또 다른 새로운 작품에 도전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강수진은 “국립발레단 단장을 맡자마자 2016년 7월 22일로 은퇴 날짜를 결정했고, 예정되어 있던 많은 공연들을 취소했다. 나에겐 국립발레단이 가장 중요하다. 은퇴 전에 국립발레단과 한번이라도 같이 호흡하고 싶다. 2015년에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은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 지금은 <나비부인>을 잘 마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관객들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 관객 여러분의 사랑의 힘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나의 혼을 다해 좋은 공연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수진과 인스부르크 발레단이 함께하는 <나비부인>은 오는 7월 4일부터 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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