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는 <도둑맞은 책> 연습현장

본격 심리 스릴러를 표방하는 연극 <도둑맞은 책>이 이달 말 본 공연을 앞두고 있다.

<도둑맞은 책>은 성공적인 데뷔 이후, 현재 슬럼프에 빠져 있는 시나리오 작가가 우연히 읽게 된 제자의 뛰어난 시나리오를 훔쳐 재기에 성공한 후, 미스터리한 납치사건에 휘말린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 <고사_두 번째 이야기>의 각색과 연출을 맡았던 유선동 감독의 동명 영화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하며, 2011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어 드라마의 완성도에 신뢰감을 더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무대에 단 두 명의 배우만이 등장하는 2인극으로, 무엇보다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가 중요한 부분이다. 슬럼프에 빠져 작품을 못 쓰다가 납치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시나리오 작가 서동윤 역에는 <수탉들의 싸움> 김준원, <내 아내의 모든 것> 전병욱이 참여하며, 서동윤의 보조작가로 작품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조영락 역에는 <히스토리보이즈> 강기둥, <여신님이 보고계셔> 정순원이 출연한다.


지난 14일, 한창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이 작품의 연습실을 방문했다. 이날은 변정주 연출의 지휘 아래 전병욱, 정순원 페어와 김준원, 강기둥 페어별로 서동윤과 조영락이 납치 상황에서도 글이 잘 써지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면을 연습하고 있었다. 오늘 선보인 장면은 그날 밤의 기억을 뒤쫓는 시나리오의 진실은 무엇인지, 점점 그 사실에 다가서는 내용으로 본공연에서는 어떤 무대로 펼쳐질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납치된 극한 상황에서도 글에 있어서는 몰입을 보이는 서동윤으로 분한 전병욱, 김준원의 묵직한 존재감이 돋보였고, 슬럼프에 빠져 있는 그를 몰아 세우며 작품을 독려하는 조영락으로 분한 강기둥, 정순원은 각자의 색깔로 캐릭터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변정주 연출은 배우들의 대사 하나 하나와 대사 사이 사이의 의미를 꼼꼼히 짚어가며 디렉션을 주었다.


변정주 연출은 “원작 시나리오는 여섯 명 정도의 주요인물이 나오는데, 거기서 조영락은 주요 인물이 아니다. 맨 마지막에 가서야 등장하는 반전을 일으키는 인물이지만 연극으로 옮겨오면서 주 캐릭터로 바뀌었다. 영화처럼 시간 순서를 지켜가면서 진행을 하는 것은 영화로는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연극으로는 표현도 힘들고 사람도 많이 나와야 해서 어려워 2인극으로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드라마를 사람의 대화 속에 모두 담는 게 어려웠다. 어떤 장면은 영상으로 표현하면 효과적이겠다고 생각해서, 무대 위에서 영상 기법을 활용할 예정이다. 정순원이 이번 작품에서 배우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한다. 무대에 등장하는 영상의 이미지를 그가 직접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


변정주 연출 (가운데)

마지막으로 변정주 연출은 “두 사람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달라. '두 사람이 어떠한 이유로 계속 이렇게 일종의 대결을 하고 있는 것일까'를 쫓아가시려면 열심히 보셔야 한다. 이 작품은 침묵도 많고 사이도 많아 자칫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면 지루해질 수가 있다. 등장 인물들이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관객들이 계속 끊임없이 파고들고 애를 쓰면 심리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다이나믹함을 만끽할 수가 있다.”라고 작품의 포인트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공연은  8월 29일 개막하여 9월 21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펼쳐진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