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고 싶은 샴쌍둥이 <반신>"만화적 상상력 가득한 작품 될 것"
작성일201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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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쾌한 상상력이 더해진 블랙코미디 <더 비(The Bee)>로 큰 호응을 얻었던 일본 연출가 노다 히데키가 한국 배우들과 함께하는 연극 <반신>으로 명동예술극장을 다시 찾는다.
오는 9월 12일 개막 예정인 <반신>은 몸이 하나로 붙어 심장을 공유하는 샴쌍둥이 슈라와 마리아의 이야기로 30여 년 전 발표된 일본 만화가 하기오 모토의 12쪽 단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86년 노다 히데키의 극단 '꿈의 유민사'를 통해 일본 초연 후 1988년, 1990년, 1999년 재연으로 이어졌으며, 1990년에는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이야기는 몸의 한쪽이 붙어서 태어난 샴쌍둥이 중 언니 슈라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심장과 장기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살아가는 동생 마리아가 미운 슈라는, 언제나 "언니니까 양보하라."는 이야기를 듣는 까닭에 더욱 혼자만의 삶을 갈망하게 된다.
노다 히데키 연출
연출가 노다 히데키는 26일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작품 속 샴쌍둥이들은 열 살이 되기도 전에 자아와 타자의 관계, 존재를 일찌감치 인식하고 있는 인물들"이라고 말하면서,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 속에서 혼자이기를 갈망하는 인간의 모순성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현재에도 여전하다. 인간의 단면을 들추는 유쾌한 감동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원작 만화에 더하여, 연극은 평행 우주이론을 접목해 썀쌍둥이 모두가 어떻게 될지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열린 결말로 바뀌었다. 하나의 심장을 온전히 얻게 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관객들 판단에 맡겨진 셈이다.
샴쌍둥이 중 언니 슈라 역을 맡은 주인영은 "한 사람이며 동시에 두 사람인 까닭에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에 해 보지 못한 신선한 경험."이라고 연습 소감을 전했다. 또 한 명의 쌍둥이 마리아 역의 전성민 역시 "심장이 하나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서로 떨어지는 운명을 지닌 인물로, 누가 살아남을지 그 과정을 극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샴쌍둥이 역을 맡은 전성민, 주인영(왼쪽부터)
만화를 원작으로 했으며 노다 히데키 역시 유쾌함을 작품 속에 잘 녹여내는 연출로 유명한 까닭에 이번 작품에서도 기발한 상상력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관심을 기울여도 좋을 듯 하다. <반신>은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는 장면과 함께 샴쌍둥이들의 이야기가 극중극으로 펼쳐지며, 시공간을 초월한 쌍둥이들의 상상 속 인물들이 등장해 작품에 독특한 재미와 색채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다 히데키 역시 "만화가 가진 오락성을 충분히 도입한 '즐거운 혼란'을 접하게 될 것이며, 다양한 시각 효과와 배우들의 신체 활용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인어로 등장하는 서주희도 "25년 간 해온 연극 작업 중 가장 즐거운 작업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한 명의 연출자로 인해 작품의 깊이, 배우의 상상력이 이토록 놀랍게 열리는 경험은 처음이다."라고 즐겁고 색다른 연습 과정을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배우들이 특히 신체를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노다 히데키 연출의 말처럼 <반신>에서는 김정호, 양동탁, 정홍섭 등의 배우들이 고대 신화 속 전설의 새 하피와 흘러 넘치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유니콘, 한 쪽은 인간, 다른 한 쪽은 뱀인 게리온 등 상상 속 요괴들로 등장한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현 한일 관계를 두고 노다 히데키 연출은 "10년 전 <빨간 도깨비> 한국 공연을 앞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며, "연극과 정치를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연극은 정치보다 훨씬 강하다고 생각하며, 강하기 때문에 살아남는다."라고 연극인으로서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반신>은 오는 9월 12일부터 10월 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한 후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도쿄에서 관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오는 9월 12일 개막 예정인 <반신>은 몸이 하나로 붙어 심장을 공유하는 샴쌍둥이 슈라와 마리아의 이야기로 30여 년 전 발표된 일본 만화가 하기오 모토의 12쪽 단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86년 노다 히데키의 극단 '꿈의 유민사'를 통해 일본 초연 후 1988년, 1990년, 1999년 재연으로 이어졌으며, 1990년에는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이야기는 몸의 한쪽이 붙어서 태어난 샴쌍둥이 중 언니 슈라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심장과 장기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살아가는 동생 마리아가 미운 슈라는, 언제나 "언니니까 양보하라."는 이야기를 듣는 까닭에 더욱 혼자만의 삶을 갈망하게 된다.
노다 히데키 연출
연출가 노다 히데키는 26일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작품 속 샴쌍둥이들은 열 살이 되기도 전에 자아와 타자의 관계, 존재를 일찌감치 인식하고 있는 인물들"이라고 말하면서,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 속에서 혼자이기를 갈망하는 인간의 모순성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현재에도 여전하다. 인간의 단면을 들추는 유쾌한 감동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원작 만화에 더하여, 연극은 평행 우주이론을 접목해 썀쌍둥이 모두가 어떻게 될지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열린 결말로 바뀌었다. 하나의 심장을 온전히 얻게 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관객들 판단에 맡겨진 셈이다.
샴쌍둥이 중 언니 슈라 역을 맡은 주인영은 "한 사람이며 동시에 두 사람인 까닭에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에 해 보지 못한 신선한 경험."이라고 연습 소감을 전했다. 또 한 명의 쌍둥이 마리아 역의 전성민 역시 "심장이 하나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서로 떨어지는 운명을 지닌 인물로, 누가 살아남을지 그 과정을 극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샴쌍둥이 역을 맡은 전성민, 주인영(왼쪽부터)
만화를 원작으로 했으며 노다 히데키 역시 유쾌함을 작품 속에 잘 녹여내는 연출로 유명한 까닭에 이번 작품에서도 기발한 상상력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관심을 기울여도 좋을 듯 하다. <반신>은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는 장면과 함께 샴쌍둥이들의 이야기가 극중극으로 펼쳐지며, 시공간을 초월한 쌍둥이들의 상상 속 인물들이 등장해 작품에 독특한 재미와 색채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다 히데키 역시 "만화가 가진 오락성을 충분히 도입한 '즐거운 혼란'을 접하게 될 것이며, 다양한 시각 효과와 배우들의 신체 활용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인어로 등장하는 서주희도 "25년 간 해온 연극 작업 중 가장 즐거운 작업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한 명의 연출자로 인해 작품의 깊이, 배우의 상상력이 이토록 놀랍게 열리는 경험은 처음이다."라고 즐겁고 색다른 연습 과정을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배우들이 특히 신체를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노다 히데키 연출의 말처럼 <반신>에서는 김정호, 양동탁, 정홍섭 등의 배우들이 고대 신화 속 전설의 새 하피와 흘러 넘치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유니콘, 한 쪽은 인간, 다른 한 쪽은 뱀인 게리온 등 상상 속 요괴들로 등장한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현 한일 관계를 두고 노다 히데키 연출은 "10년 전 <빨간 도깨비> 한국 공연을 앞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며, "연극과 정치를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연극은 정치보다 훨씬 강하다고 생각하며, 강하기 때문에 살아남는다."라고 연극인으로서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반신>은 오는 9월 12일부터 10월 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한 후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도쿄에서 관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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