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안정훈

감수성 깊은 연기를 펼치는 성우 역에 안정훈 우리에게 아역배우로 알려져 있으면서 친숙한 이미지의 연기자 안정훈이 뮤지컬 배우 이정화, 임춘길, 개그맨 이휘재, 가수 춘자 등이 출연하는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출연하게 되었다. 안정훈은 충고보이스 주연 가운데 한 명인 밴드 리더 ‘강성우’로 분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린이 드라마에 출연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28년 동안 연기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삶이 연기로 시작해서 연기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했다가 고2때 고교생일기를 끝으로 방송을 접었었다. 그 이후 공부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다시 연기를 시작해야겠다는 계기가 된 것이 고 3때의 일이다. “안성기, 강석우, 이미숙 주연에 영화 ‘겨울나그네’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강석우씨가 차를 몰고 와서 기름통에 부딪쳐 죽고 난 다음에 영상이 디절브 되면서 안성기씨와 이미숙씨가 강석우씨 아이를 데리고 산소로 올라가는 장면이 있어요. 그 때 슈베르트의 가곡 ‘겨울 나그네’ 중에 ‘보리수’라는 노래가 나와요. 무반주로 노래를 부르는데 저에게는 감동이었던 것 같아요. 그 때 ‘나도 음악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연기하는 모습에 노래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 때 했어요.” 안정훈은 그 후 하희라와 함께 주연한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극중에 하희라를 위해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앨범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드라마 ‘카이스트’에서도 OST에 참여하게 되었고, 음악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한다. 지금도 배우로서 전달하고자 하는 연기나 메시지를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가 전달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언제나 하고 있다고 한다. “대본을 받고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7080에서 80에 속하는 세대이고 우리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많았어요.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에는 70-80%가 대중가요가 있어서 조금은 욕심을 내었어요. 창작 뮤지컬에서 처음 대하는 노래보다는 알고 있는 곡이 많아서 거기에 자신감을 얻었던 거죠.” 어느 누구나 다 겪는 문제이겠지만 뮤지컬을 시작하게 되면 춤과 노래를 배워야 한다는 몸에 부딪치는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안정훈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편안하게 부르는 노래 창범을 가지고 있는 그로서는 창법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것이 제일 문제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몸이 안 좋아지면 목 감기부터 온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뭣하겠냐는 말을 남긴다. “장면 정리도 다 끝났고, 안무도 다 맞추었고, 노래도 다 배웠어요. 리허설 중인데 개인적으로 노래도 많고 출연하는 장면이 많아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뮤지컬이 처음인 안정훈은 이런 기회가 온 것이 잘은 모르겠다고 반문한다. 대중가요들이 많아서 그나마 쉽게 다가서게 되었는데 잘해서 브로드웨이에 내어 놓을 수 있는 뮤지컬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매 년 할 때마다 성황리에 잘 끝났으니 이번에도 잘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고, 자신이 출연해서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겸손의 말까지 내어 놓는다.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성우’는 ‘충주보이스’의 리더이다. 기타아를 맡고 있는 ‘강성우’ “그다지 리더로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친구는 아니지만 그래도 친구를 배려하고, 많이 이해하려는 모습이 보여요. 자기 보다는 친구를이해하려는 순수한 마음이 친구들로 하여금 리더로 발탁을 하게 만들죠. 우유부단하고 속 터지는 부분도 없진 않지만요. 순수한 면도 있고, 보수적인 면도 가지고 있죠. 70-80년 대의 우리의 형과 삼촌의 자화상인 것 같아요.” 세 친구를 통해 음악과 사랑을 꿈꾸는 성우의 모습에서 젊은 날의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아서 많은 공감대를 가지게 된다는 안정훈은 인생의 행복과 꿈을 간직하고 이루게 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때로는 아픔도 있고, 바닥까지 내려가는 상황에서도 끝내 버리지 않는 꿈을 향해 그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전 공연도 못보고, 영화도 안 봤어요. ‘컨닝’을 하려고 했는데 영화랑은 다르다고 해서 안 봤죠. 전에 공연하셨던 배우들이 노래와 연기를 너무 잘 하셔서 부담이 커요. 연극과는 달리 뮤지컬은 디테일 한 부분이 많은 제한을 받기 때문에 감정의 폭을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걱정은 되지만 다른 연기 패턴이 나올 것 같아요. 그런 데에서 오는 갈등도 있긴 한데 작년 뮤지컬 무대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극에서는 배우의 역량을 믿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뮤지컬은 짜여진 틀 안에 노래와 춤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들어가게 되면 극이 자칫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 조절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안정훈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연기자이구나 싶을 정도로 디테일하게 풀어 놓고 다시 정리하는 그의 모습에서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성우의 모습을 한시라도 빨리 만나보고 싶었다. 초등학교 때 드라마 ‘꽃처럼 새처럼’을 시작으로 ‘고교생일기’, ‘카이스트’, ‘천사의 분노’, ‘영웅시대’, ‘백만송이 장미’, ‘두려움 없는 사랑’, ‘명동백작’, ‘선택’, ‘여름향기’, ‘이별없는 아침’ 등의 드라마와 영화 ‘우면 파트너 놀자’, ‘지금 우리는 사랑하고 싶다’,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2’ 등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역할을 소화해 내었다.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단연회’, ‘단사모’ 등 모임을 결성하여 회장직도 수행하고 있다. “성우 역할은 더블 캐스팅인데 색깔이 틀릴 거예요. 사람이 틀리니까요.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마지막 장면에서는 전인권씨의 ‘행진’이나 ‘사랑한 후에’ 같은 노래들이 나오는데요. 처절한 세 명의 죽마고우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노래인 것 같아요. 그런 노래들을 부를 때면 편하고 쉬운 것 같이 느껴요. 부드러운 노래나 사랑의 노래 등이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룹 사운드들의 노래들이 가슴에 와 닿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어서 행복해요. 잘 해야죠.” 안정훈에게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계기로 뮤지컬도 하실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했다. “기회가 되면 하겠지만 솔직하게 자신이 없어요.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어요. 최선을 다해서 할 자신은 있어요. 최선을 다하면 하느님도 도와 주시겠죠. 이 작품을 하고 나면 다른 작품은 절대로 들어오지 않을 거예요.(웃음)” 안정훈은 어떤 작품을 임함에도 결코 자만함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감을 선택하는 것 같다. 최선을 다 하는 모습으로 모든 작품을 대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자만심에 빠지지 않는 그를 보면서 현재에 충실하는 연기자의 모습을 본다. “7080 세대 분들이 보시면 자신의 젊은 날을 보실 수 있으시기 때문에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바쁘고 각박한 세상 속에서 마음 가볍게 오셔서 음악도 들으시고 공연도 보시면서 눈물도 많이 흘리실 것 같고요. 추억의 한 페이지를 곱게 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오셔서 지고지순한 성우의 사랑도 봐 주시고요. 여러분들의 젊은 날의 모습을 지켜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안정훈을 위시하여 이정화, 임춘길, 이휘재, 춘자 등이 함께 출연하여 화려한 뮤지컬을 선 보인다. 3월 3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3월 3일부터 시작된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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