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네 남자의 사연은? <취미의 방> 개막

지난 5월부터 시작한 ‘연극열전5’가 <사랑별곡><프라이드><프랑켄슈타인>에 이어 지난 15일 <취미의 방>을 무대에 올렸다.

<취미의 방>은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키라사기 미키짱>의 작가 코사와 료타의 2013년 최신작으로 네 명의 성인 남자들이 남의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취미 생활을 즐기기 위해 비밀의 공간인 취미의 방에 모이게 되고, 갑자기 실종사건을 수사한다며 들이닥친 경찰로 인해 네 명의 남자들 모두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초연인 이번 작품은 김관 연출이 총 지휘를 맡았으며, <두 도시 이야기> 서범석과 허리케인 블루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진수가 주인공 아미노 역으로 출연한다. <왔다! 장보리> 등 드라마에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최대철과 코미디언에서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는 김늘메가 미즈사와 역에 캐스팅됐으며. 남문철과 최진석이 카네다를, 안재영과 지일주가 도이를 연기하며, 이 작품의 해프닝을 만들어 내는 경찰관 미야지 역에는 박은정과 백은혜가 참여한다.

연극은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네 명이 남자가 취미의 방에 모여 자신의 취미를 즐기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내과 의사인 아미노는 자신의 취미를 살려 특이 재료로 요리를 해 다른 사람들에게 대접하고, 건담 프라모델 만들기가 취미인 정신과 의사 카네다는 자신의 책상에서 건담 조립에 열중한다. 자동차 세일즈맨인 미즈사와는 고서에 파 묻혀 정성스레 책표지를 닦고, 새로운 취미 찾기가 취미인 화장품 회사 직원 도이는 퍼즐 조립을 시작하지만 이내 싫증을 내고 만다.

이들의 평화로운 취미 시간은 예상치 못한 여자 경찰관으로 방문으로 깨지게 되고, 실종사건 조사로 인해 취미의 방에 모인 남자들의 사연도 한꺼풀씩 벗겨진다. 그러면서 한 사건이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가며 이야기는 처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미스터리 추리물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전혀 다른 성격과 취미를 가진 네 명의 남자들이 모여 벌어지는 해프닝 속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과 소소한 재미를 발견하는 기쁨도 크다.


이 작품의 제작진은 지난 20일 작품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서범석, 김진수 등 전체 배우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공연을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여 "<취미의 방>은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다"라고 입을 모았으며, 연극의 매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진수는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왔는데 좋은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하게 되어 기쁘다. <취미의 방>은 진짜 재미있다. 주변 분들에게 재미있다고 얘기만 하고 결말은 미리 이야기 하지 말아달라. 정보 없이 직접 보러 오시는 것이 제일 재미있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관람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최대철 또한 “연극을 꾸준히 하고 싶은 이유가 여러 선배님들과 함께 작업하고 배우고 경험하면서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연극 무대는 그 동안 몰랐던 것, 알면서 못 고쳤던 것을 알게 되고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자리이다.”라고 밝히며 연극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클로저>이후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서범석 또한 "소극장 연극은 늘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여기서 하는 연기들이 요즘 흐름에 맞고 자연스럽고 리얼한 연기들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대극장에서 커진 연기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면서 소극장에 맞는 자연스럽고 리얼한 연기를 하면서 관객에게 들키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했다. 

또한 "관객의 리액션을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연극의 묘미인 것 같다. 가끔 관객들의 바로 앞에서 웃고 있는 모습에 그것이 웃겨서 나도 참지 못하고 숨어서 웃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개성 강한 열 명의 배우를 지휘한 김관 연출은 “배우들이 매력이 많은 분들이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호흡만 가지고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은 인간의 이중성에 관해서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명의 남자들은 저마다의 취미의 세계에 빠져 있는데, 사실 취미라는 것은 한 개인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습을 감추거나 다른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배우가 연기할 때 자아를 만들어 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취미를 품고 개개인마다 자신의 이중성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오늘을 사는 현대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연은 2015년 1월 1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취미의 방> 전체 배우들과 김관 연출 (뒷줄 왼쪽에서 두번째)

글: 강진이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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