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단비 같은, 20주년 맞은 <사랑은 비를 타고> 개막

‘사비타’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20주년을 맞았다. 1995년 초연된 <사랑은 비를 타고>는 이듬해 열린 제2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 음악작곡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였고, 그후 2011년까지 4,000회 이상 공연을 올리며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초연멤버인 남경읍·남경주·최정원 이후, 박건형·엄기준·오만석·오나라·김소현·김다현·송창의·신성록 등 현재 뮤지컬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빛을 내고 있는 스타들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주년을 맞아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사랑은 비를 타고>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17일 언론을 대상으로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성기와 임기홍을 비롯해 개그맨 문세윤과 장도연, SS501의 김규종, 크레용팝의 웨이와 오디션을 통해 이 작품으로 데뷔하게 된 임정한, 양동원 등이 출연한다.


이날 시연에서는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며 가장 노릇을 하느라 마흔이 넘도록 결혼도 못한 채 혼자 살고 있는 동욱이 혼자서 쓸쓸히 생일을 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집을 나간 지 7년 만에 동생 동현이 돌아와 감격적인 재회를 나누게 되는 장면이 펼쳐졌다. 웨딩센터 직원 유미리의 황당한 결혼 이벤트와 다시 만난 형제의 감동적인 생일파티 장면이 이어졌다.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의 작곡가이자 제작자로 참석한 최귀섭은 “어려운 시기에 제작을 하게 됐는데 영광이면서 버겁기도 하다. 관객들의 사랑과 호응을 기다린다.”고 인사를 대신하며, “이 작품은 처음부터 입소문을 통해 알려졌다. 20년 동안 다져왔던 작품이기 때문에 새롭게 만들겠다는 강박관념은 없지만 늘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종석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에서 이 작품을 단체로 관람했다. 나도 나이를 스무 살이나 더 먹었고, 작품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관객으로서 받았던 감동, 그 첫 느낌을 회복하려고 했다. 그때 받았던 감동을 잘 기억해내고 1차 창작자들의 의도를 잘 나타내고 싶었다. 형제의 모습을 통해 서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그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구현해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동욱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김성기는 “이 작품은 16년 전에 처음 만나서 마치 오래된 친구 같다. 이 작품으로 인해서 몸담고 있던 서울예술단에서 나오게 됐고, 이 작품을 통해 고통과 기쁨을 얻었다. 그래서 남다르게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작품을 함께 한 동생들이 25명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 중 기억나는 후배들은 김다현, 오만석 등이 있는데 지금은 다들 성장하고 스타가 됐다.”고 덧붙였다.

오은희 작가는 제목과 작품 배경에 ‘비’라는 설정을 준 것에 대해, “비는 자연이 주는 가장 정화된 형태이고, 항상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며 울적할 때 마음을 위로해 준다. 그리고 비가 그치고 났을 때 무지개가 뜨는 것처럼 희망이라는 상징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처럼 제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익근무 소집해제 후 오랜만에 대중에 앞에 모습을 드러낸 SS501의 김규종은 “처음 연습실에 왔는데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드라마를 한 적은 있지만 무대 연기는 익숙지 않기 때문에 힘들었다. '괜히 오기를 부려서 한다고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하면 할수록 내가 맡은 동현이란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동현의 무대 밖 이야기도 상상하며 준비했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는 중이다.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귀섭은 “스타캐스팅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뮤지컬 배우들의 등용문으로 자리를 지켜온 만큼 20주년은 새로운 신인 배우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 의무감을 가지고 배우들을 캐스팅했다.”고 이야기했다.

단 3명의 배우로 한 가족의 형제애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8월 30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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