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져] 김지호
작성일200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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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무대에서 만난 김지호는 뭔가 달라져 있었다. 이전 CF나 드라마에서 보던 청순 발랄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지적이고 차가운 여인이 무대에 서 있었다. 그는 처음 도전한 연극 [클로져]를 통해 한 꺼풀 껍질을 벗겨내듯 연기의 새로운 맛을 알아가고 있는 듯했고 그만큼 진지하게 ‘태희’를 연기해 내고 있었다. 무대에 서는 맛을 알아가고 있는 배우 김지호를 만났다.
"관객 반응 신경 쓰여"
미시 탤런트 김지호의 연극 도전기는 여전히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증거로 인터뷰가 시작하기도 전에 그의 목소리는 연이은 여러 인터뷰로 잠겨있었고 그로 인해 약간은 피로한 기색이었다. “곧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데 걱정이다”라며 목소리를 한 톤 내린다.
지난해 영화와 연극으로 주목을 받은 [클로져]는 이번 김지호의 출연으로 다시금 화제가 됐다. 그만큼 그는 이번 공연에서 전면으로 부각됐다. 포스터에는 그녀의 코믹한 모습이 클로즈업 됐고, 문구도 ‘김지호의 무대 나들이’다. 처음 도전하는 만큼 이와 같은 현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그는 “사실 개인적으로 부담이 되긴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았다.
“첫날은 너무 떨려서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였어요. 두번째부터는 한결 나아졌지만 이제는 관객의 반응에 신경을 쓰게 되더군요. 그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내가 잘못해서 그런건가’하면서 고민도 했어요. 그때 민복기 감독님이 관객들은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 다르기 때문에 너무 민감해 하는 건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많은 도움이 됐죠.”
네 남녀가 벌이는 게임같은 사랑에 푹
그가 가장 신경쓴 부분은 아무래도 영화 [클로져]였다. 할리웃의 최고 스타들이 모여 만든 영화 [클로져]는 김지호 본인도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는 “이번 연극을 한국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 이었다”며 “처음 만나서 키스하고, 이혼하고도 친구처럼 지내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보단 그쪽이 더 자연스럽지 않은가”라고 말한다.
한국적 표현이 나오자, 태희라는 ‘다소 사랑에 있어 자유로운’ 캐릭터로 화재가 옮겨졌다. 사실 [클로져]에서 보이는 네 남녀의 사랑은 아프고 지독하고 공허하다. 특히 태희는 상처를 주고 받는 데 있어 중심에 서 있다.
김지호는 “태희의 행동과 심리가 이해간다”라고 말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태희라는 인물은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에요. 하지만 좀 더 그녀를 좀 더 살펴보면 남자들로 인해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종래에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불쌍한 여자에요. 전남편, 대현, 운학 같은 남자들이 그녀를 몰아세운 거죠. 그래서 태희 또한 상대방을 공격하고 상처줄 수밖에 없었고요.”
만약, 대현과 운학 중 하나를 고르라면 누굴 택하겠냐고 하자 “둘 다 싫다”라며 깔깔 웃는다. 그는 [클로져]가 ‘네 사람이 벌이는 게임’이라고 정의한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네 남녀가 벌이는 게임을 보여주고 있어요. 감독님은 ‘사람은 내가 상처를 받으면 본능적으로 남을 상처준다’라고 강조하면서, 감정을 절제하고 툭툭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라고 요구하셨어요. 감정은 50%만 보이고 나머지는 관객에게 맡기는 거죠. 하지만 배우 입장에서 감정을 50%만 보이기는 쉽지 않아요. 불안하거든요. 이건 계속 노력 중이에요.”
“연극,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요?”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말을 이을 때 그는 진지하고 신중하다. 연극 무대에 서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도 싶다. 김지호는 “이번이 처음 무대 경험이지만 이제라고 접하게 되서 다행”이라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마다하지 않고 연극이나 뮤지컬에 도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 작품은 신나고 떠들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인다.
하지만 [클로져]가 끝나면 당분간은 쉴 계획이다. 그는 “요즘 아기와 잘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아쉬워한다. 그러고 보니 김지호는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정은 그녀의 연기에 깊이를 더해줬음이 분명하다. 앞으로 그의 변신하는 모습이 더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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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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