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심하게 돌아왔다 <트루웨스트> 흥미진진 연습현장

2010년 오만석과 조정석이 형 리와 동생 오스틴으로 분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연극 <트루웨스트>가 2013년 김종구, 정문성, 박은석 등의 앙코르 공연 이후, 올해 2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자가 방문한 <트루웨스트> 연습실은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 못지않게 배우들의 열정적인 에너지가 넘쳤다. 배우가 아닌 연출로 변신한 오만석은 일찍부터 나와 대본을 꼼꼼하게 살피며 연습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변신이야기> 김준원, 드라마 <미생>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전석호, 뮤지컬 무대에서 주로 활약했던 문성일 등의 배우들이 참여해 새로운 모습의 <트루웨스트>를 예고하고 있다.

오만석은 “5년 만에 연출로 다시 참여하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다시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0년 공연보다는 더 친절한 작품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표 극작가이자 배우인 샘 셰퍼드가 1980년 발표한 <트루웨스트>는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두 형제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김준원은 “대학교 다닐 때부터 워낙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해온 공연으로, 남자 배우라면 무조건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다. 우리만의 색으로 신선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만석은 김준원이 “팀의 맏형으로 작품 외적이나 내적으로 동생들을 잘 다독인다.”고 전했다.

실제 공연장은 아니지만 공연장과 같은 사이즈의 공간에서 실전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선보이는 연습은 공연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배우들 또한 실제 공연처럼 순간의 집중력을 요한다. 이날 연습실의 고요한 침묵도 잠시, 형 리와 동생 오스틴의 티격태격 다툼을 지켜보던 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다들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연습은 휴가를 간 사이 어머니 대신 잠시 집을 보며 새로 들어갈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오스틴 앞에 몇 년 동안 소식 한번 없던 형 리가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됐다. 오만석 연출이 연극계의 숨은 실력자로 칭한 서현우가 형 리를, 그간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이현욱이 동생 오스틴으로 분했다. 형 리의 등장이 반갑지만은 않은 오스틴과 동생의 달갑지 않은 태도에 불끈하는 형 리의 앞날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장면이다.

실제로 감정 표현을 잘 못하는 것이 리와 닮은 것 같다는 전석호는 이어진 2장에서 껄렁껄렁하고 반항적인 리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그와 호흡을 맞춘 김선호는 "실제로 석호 형의 눈을 보고 있으면 무섭다.”고 말해 주변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에 전석호는 “아직은 동생들 칭찬할 것이 없다. 그런데 너무 분위기가 좋다. 재미없어도 잘 웃어주지만 티가 난다. 솔선수범하지는 않지만 시키면 잘한다.”고 칭찬 아닌 칭찬으로 응수했다.

김준원은 배우가 아닌 연출로 변신한 오만석에 대해 “학교 졸업하고 십 년 만에 만나 작품을 같이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너무 정직한 연출가이다. 연출가로서 정확하게 대본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배우들에게 엄하기도 하면서, 연습 후에는 친한 형처럼 대해준다. 다른 작품에서 연출을 한 적이 있지만, 이번 <트루웨스트> 연출가로서의 오만석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만석은 이 작품의 매력에 대해 “그냥 보면 일반 사실주의 연극처럼 보이긴 하는데 사실주의의 탈을 쓴 부조리극에 가까운 작품이다. 재미있게 웃고 떠들다가도 두 형제의 이야기나 행동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도 생기고 그러한 아이러니 안에 우리 사회의 모순성을 담고 있다. 거칠게 표현되기는 했지만 관객들에게 시원함과 속상함을 동시에 안겨드릴 수 있는 묘한 작품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연은 오는 13일부터 11월 1일까지 대학로 A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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