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조은숙

TV 브라운관에서 주로 푼수끼 있는 역할로 등장하던 배우 조은숙이 새로운 모험에 나섰다.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에서 밤무대 여가수 조미령역으로 연극 무대에 나선 것이다.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초창기부터 연기력을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이지만 연극 무대는 또 다른 어려움과 스릴이 있다는 그, 조은숙을 만났다. '연극, 그냥 한번 해보자’는 없다 조은숙은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로 연극 무대에 데뷔했다. 일부에서는 그가 학생때 잠시 무대에 선 경험으로 ‘조은숙이 연극무대에 돌아왔다’고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절래 흔든다. “배우가 꿈도 아니었을 때 경험상 올랐던 것을 연극 해봤다고 할 순 없다”며. 그렇다면, 처음 도전하는 무대는 어떨까. 조은숙은 “애초에는 연기를 다진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이는 정말 안일한 마음가짐이었다”고 말한다. “여건이 맞아서, 연기 폭을 넓히고 싶다는 욕심으로 연극무대에 서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는 연기를 좀 더 다지고 싶다는 욕심으로 출연을 하게 됐는데 후회할 정도였어요. 연극 무대는 연기를 정말 잘 하는 사람이 최상의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여길 와서 무엇을 배우면서 하겠다는 건 그야말로 관객모독이죠.” 그는 TV와 연극의 차이점을 온몸으로 느끼며, 직접 소극장을 찾아온 관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온전히 밤무대 가수 미령을 표현하기 위해 그녀가 택한 방법 중 하나는 ‘미령 방 떠나지 않기’. “무대 위 미령 방은 작은 공간이지만 연극 내내 이 공간을 떠나지 않아요. 내 차례가 아니라도 미령이 방에서 쉬고 커피도 마시죠. 빨래를 해 논 장면을 위해 미리 빨래를 해 놓기도 하고요. 내 스스로 작은 부분부터 관객을 생각하고 연극에 몰입하는 게 공연장을 찾아준 분들 위한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소극장에서 관객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그가 가장 걱정한 건 ‘담배 피는 장면’이었다. “어떤 배우분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담배 피는 장면에서 손가락이 덜덜 떨리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정말 남의 일이 아니었죠. [옥수동~]에도 담배 피는 장면이 있거든요. 사실 작품이 시작하기 전에 저는 많이 떨어요. 그냥 가슴이 두근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온몸이 덜덜 떨려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그런데 막상 무대위로 올라가면 다행히 하나도 떨리지 않는 거에요. 나만의 미령이를 표현하는데 더 집중할 수 있었죠.” “대형 작품 포기하며 출연” 사실 이 작품에 출연하는 데는 조은숙의 의지가 많이 반영됐다. 하필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에 출연하기로 마음 먹자 마자 대형 뮤지컬과 TV에서 출연 요청이 여기저기서 쏟아 들어온 것. “물론 마음의 갈등이 있었어요. 심지어 포스터 사진 촬영을 하면서 감독님에게 ‘못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였죠. 하지만 애초에 마음먹은 대로 이 작품에 출연했어요. 욕심대로 움직이면 당장은 좋겠지만 저에 대한 신뢰는 상처를 입게 되잖아요. 게다가 이 작품 자체에 대한 매력도 컸구요.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데 밤무대 가수라는 캐릭터에 많이 끌렸죠.” 요즘 조은숙은 관객들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다 고맙고 힘이 된다. 좁은 공간에서 그들과 교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 하다. 조은숙은 인터뷰가 끝나면 연극을 볼 것인지도 묻는다. 그는 주위 사람들을 초대하지 않았을 정도로 조용하게 연극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주위 대부분은 아직 초대하지 않았어요. 연극 중반이 지나서 여유가 생기면 초대할 생각이에요. 연극은 초연때와 마지막 공연을 비교하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캐릭터 설정이나 연기에 있어서 그 맛은 조금씩 차이가 날 거라고 생각해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자제하고 있는 거죠.(웃음)”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을 잇는다. “전엔 누가 맡고 싶은 역할이 뭐냐고 물으면 괜한 자존심 때문에 ‘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말이 씨가 된다는 소리가 있잖아요. 이젠 예쁘기만 한 역할은 사절이에요. 무엇인가 모자라거나 힘든 역할을 하고 싶어요.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거나, 싸이코 역할도 좋고 장밋빛 인생에서의 진실이 언니 역할처럼 억척스런 여자도 좋죠.” 조은숙은 생각보다 옹골차고 욕심 많은 연기자다. 1년에 한번은 연극을 할 거라는 그에게 무대는 어떤 의미일까. 다시 메이크업을 마치기 위해 일어나면서 말을 맺었다. “연극은 매력이 큰 분야에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저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야에 더 많이 끌리거든요. 이번에는 은숙표 밤무대 가수 조미령으로 관객들에게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 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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