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사로잡는 감각적 무대, 6년 만의 <로미오 앤 줄리엣> 내한공연

지난 2007년, 2009년 두 차례의 내한공연에서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무대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로미오 앤 줄리엣>이 6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12일 개막한 <로미오 앤 줄리엣>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공연 제작진은 15일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2001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로미오 앤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수려한 문체에 독창적인 캐릭터 해석을 더해 만든 뮤지컬로, <노트르담 드 파리><레 딕스>와 함께 프랑스 3대 뮤지컬로 꼽힐 만큼 큰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프랑스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유럽, 남미, 아시아 등지에도 소개됐으며, 국내에서는 2007년과 2009년 내한공연을 열었다. 당시 매우 뜨거웠던 한국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로미오 앤 줄리엣> 오리지널팀은 올해 3년 만에 재개하는 아시아 투어의 첫 공연 장소로 한국을 선택했다.


이번 내한공연을 기획한 김용관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번 내한공연(2009)의 기획자는 내가 아니었다. <로미오 앤 줄리엣>측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차에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고, 6년 만에 다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겠다는 생각에 공연을 추진했다.”고 이번 공연의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연히 공연은 발전한다. 달라진 점이 많지는 않지만, 디테일한 부분을 바꾸고 보완했다.” 프로듀서인 제라르 프레스귀르빅(Gerard Presqurvic)은 2009년 내한공연과의 차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은 이 작품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가 작사/작곡한 <로미오 앤 줄리엣>의 음악은 2001년 프랑스 초연 당시 1억장 이상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으며, 그해 플래티넘 유럽 어워드, 골든 디스크 등 각종 음반상을 수상하며 무대를 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티볼트의 솔로곡 '티볼트(Tybalt)’를 비롯해 머큐쇼의 광기를 표현하는 '맵 여왕(La Reine Mab)’,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부르는 듀엣곡 '기도하네(On Prie)’ 등이 새롭게 추가됐고, 로미오와 벤볼리오, 머큐쇼의 우정을 보여주는 '영원히(A la Vie, A la Mort)’ 등 일부 노래의 순서도 바뀌었다.


<로미오 앤 줄리엣>은 음악뿐 아니라 아크로바틱, 발레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인상적인 안무로도 눈길을 끈다. 안무가 칼 포르탈(Carl Portal)은 “몬태규 가문 사람들의이 안무는 직선적이고 역동적인 반면, 캐퓰릿 가문의 안무는 곡선 위주의 정적인 동작이 많다.”며 안무에도 관심을 갖고 봐달라고 청했다.

이날 배우들은 몬태규 집안과 캐퓰렛 집안의 뿌리깊은 갈등을 말해주는 ‘베로나(Verona)’를 시작으로 네 개의 곡과 해당 장면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2009년 내한공연에서 로미오의 친구 벤볼리오를 연기했던 씨릴 니콜라이(Cyril Niccolai)가 로미오를 맡았다. 로미오 역할을 제안받고 3초 만에 바로 수락했다는 씨릴 니콜라이는 “벤볼리오와 로미오를 연기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조이 에스뗄과 같이 호흡을 맞추다 보니 더 편하게 연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이 에스뗄(Joy Esther)은 2006년부터 10년째 줄리엣을 연기해온 배우로, 순수한 사랑을 품은 줄리엣을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선보이고 있다. 조이 에스뗄은 “10년째 줄리엣을 해왔지만, 계속해서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1년에 약 3개월씩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매번 다른 방법으로 줄리엣에게 접근하려 하고 있다. 공연을 할 때마다 15살로 돌아가는 느낌이라 너무 좋다.”며 캐릭터에 대한 진한 애정을 표했다.

이외에도 2009년 <로미오 앤 줄리엣>에 출연한 데 이어 지난해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에서 그랭구아르 역을 맡았던 존 아이젠(John Eyezen), 로미오의 또 다른 친구 역을 맡은 스테판 네빌(Stephane Neville) 등 탄탄한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로미오 앤 줄리엣>은 10월 1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