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메이드 인 차이나' 출연 남경주씨

뮤지컬계 최고 스타 남경주씨도 기(氣)가 죽을 때가 있나 보다. 최근 연극「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마크 오로 원작. 이지나 연출) 연습이 한창인 대학로 한 연습실에서 만난 남씨는 대사 연습을 하며 연극 배우 정원중씨에게 “형! 나 괜찮아?”를 되뇌었다. 오랜만에 서는 연극무대여서 그런지 대사 톤과 시선 처리 등에 부쩍 신경쓰는 눈치다. 공연기획사 PNS컴퍼니(대표 임미란)가 오는 25일부터 한 달 간 대학로 라이브극장 무대에 올리는 연극「메이드 인 차이나」는 남씨의 두 번째 연극 출연작. 남씨는 지난 82년 서울예대 재학시절 연극「보이첵」에 출연한 이후 22년만에 연극무대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정씨와 뮤지컬 배우 중 시쳇말로 ’연기 좀 된다’는 임춘길씨를 파트너로 맞았다. “연기에 힘을 빼고 있어요. 뮤지컬 연기는 과시하며 보여주는 연기인데 그런 연기 스타일이 연극에서는 단점입니다. 게다가 이 작품은 소극장용인데 저는 대극장무대에 익숙해 ’디테일(detail)’한 연기도 부족해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죠.” 남씨가 연극 무대를 다시 찾은 건 연기의 기본을 다지고 새로운 마음으로 연기자의 길을 가겠다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주로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지만 데뷔를 연극으로 해서 연극에 대한 애착이 큽니다. 특히 연극 출연은 연기자의 기본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조폭 ’희순’을 연기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육두문자를 쓰지 않고는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 조폭 세계를 그린 작품. 그 동안 뮤지컬 주역으로 활동하면서 선하고 착한 ’왕자’ 이미지를 구축해 온 그에게 조폭 연기 도전은 본인한테도 큰 결심인 셈이다. “제가 갖고있는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어설프게 하면 연기 변신 안 한만 못하다는 것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하고 있어요.” 남씨는 한국 뮤지컬계의 최고 스타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레미제라블」「사랑은 비를 타고」「브로드웨이 42번가」「갬블러」등 한국에서 올려진 대부분의 대극장 뮤지컬에서 주연을 도맡아 했다. 최근 조승우, 박건형, 이건명씨 등 젊은 뮤지컬 배우들이 대형 뮤지컬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그의 입지가 다소 주춤한 상태. 인터뷰를 마치며 후배들이 선전을 보며 부담스럽지 않냐고 물었더니 남씨는 “누릴 것 다 누리고 해보고 싶은 역할 다 해 봤다”며 “뮤지컬의 강세와 후배들의 선전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넉넉한 웃음을 보였다. 남씨는 12월께 다시 뮤지컬에 출연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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