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벚나무동산> “부리던 종이 왕벚동산을 샀니더”

시대가 변하면 사람도 변해야 한다. 과거 부귀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양반은 칼을 갈며 근면했던 종에게 뒤통수를 맞을 수 밖에 없다.

체홉의 ‘벚꽃동산’이 해방기 안동으로 배경을 옮겼다.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새롭게 비춰내고 있는 연극 <왕벚나무동산>이 2월 24일 본 공연을 시작했다.

한국적 토종 무대로 태어난 연극 <왕벚나무동산>은 시대의 변화로 지주와 농노가 뒤집힌 1940년대,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권윤애 부인이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빈털터리가 되었으나 여전히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권윤애 부인과 그의 오빠 권재복은 예전과 같은 습관대로 허송세월을 하다, 농노의 아들로 신흥 자본가가 된 상인 천용구에게 왕벚나무동산을 경매로 넘기게 될 순간에 처한다.

극사실주의로 접해왔던 체홉의 무대지만, 이번에는 12개의 긴 의자의 변형 등을 통해 강한 상징성을 꾀하고 있다. 빛과 소리, 코러스에 더하여 구성진 안동 사투리와 사다리움직임연구소 특유의 동선과 동작은 위트를 더한다.

2005년 초연 당시 독특한 무대미학으로 동아연극상 새개념역극상을 수상하기도 한 연극 <왕벚나무동산>은 오는 3월 1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왕벚나무동산> 공연장면


농노의 아들에서 신흥 자본가가 된 천용구.


"양반은 양반, 종은 종인게지!"


다양한 무대와 배경으로 변하는 12개의 의자들.



그대가 잠든 사이에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무대를 맴 도는 이 사람을 주목하라.


새로운 기운이 저만치 몰려 오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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