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콩가루집안의 기막힌 동거 이야기

백수 아빠는 ‘신고정신’만 투철해 쓸데없이 9급 공무원의 사무만 벅차게 만든다. 집 나간 엄마는 함바집에서 일하고, 아빠 혼자 지내기 불쌍하다며 엄마한테 등 떠밀려 집에서 ‘잠만 자는’ 중학생 딸은 ‘반에서 중간은 하지’만 수려한 언변과 한 가닥 하는 성질로 가족 내에 종횡무진 한다. 그런데 이 때 가출한 아들이 돌아온다.

아빠의 폭력을 피해 4년 전 가출했던 아들이 야구 방망이와 동거녀를 대동하고 돌아온 것이다. 아빠는 아들의 방망이를 피해 다니느라 분주하고, ‘간지 나게 키도 크고 직업도 갖고’ 돌아온 오빠를 보고 딸은 “오빠가 돌아왔다!”고 외친다. 이 콩가루 집안의 기막힌 동거가 시작될 참이다.

위계질서가 한참은 거꾸로 선 한 가족의 이야기,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가 막을 올렸다. 김영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기발한 상상력과 특유의 재치 있는 대사로 더욱 유명한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방망이질로 순식간에 집안을 평정한 실질적인 가장, 오빠 역에는 이신성과 민성욱이 더블 캐스팅 되었으며, 무위도식을 일삼는 아빠 역에는 현재 드라마 ‘추노’에 출연 중인 이한위와 최근 ‘선덕여왕’의 죽방 역으로 화제를 낳은 이문식,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에서 활약했던 김원해가 번갈아 무대에 선다.

한 때의 로맨스로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지만 절개를 지킨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터프한 엄마 역에는 극단 골목길의 대표 배우 황영희가, 알 거 모를 거 다 아는 중학생 딸 역에 류혜린, 오빠와 한 베개에 머리 얹는 오빠 애인 역에 김다영이 열연한다. 멀티맨 선종남의 능숙한 변신도 빼 놓을 수 없다.

“정상적인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한 기형적 가족을 통해 가족의 따뜻한 초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고선웅은 작품에 속속 끼어드는 라이브 브라스 음악과 배우들의 춤을 통해 “무조건 웃기는 에너지 넘치는 본격 명랑소설을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적보다 더한 가족의 동거 이야기는 5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 공연장면  



"아버지, 그러니까 제 말 잘 들으셔야죠."
(오빠_이신성 / 아빠_ 이한위)


"원조교제에다, 아버지를 때리는 파렴치범이 있으니 잡아가세요"
(딸_류혜린 / 아빠_ 이한위)


"눈 안 깔아?" (오빠 애인_김다영 / 딸_ 류혜린)


"그 때의 로맨스만 아니었다면" (엄마_ 황영희)


이 사람의 변신도 놓치지 마세요(멀티맨_ 선종남)


"어떻게 아버지가 아들을 신고할 수 있죠?"


아빠를 이기는 아들과, 그 아들을 이기는 엄마. 그렇다면 이들의 서열은?


"그 길을 같이 걷던 지난 날이 생각나지?"
(엄마_황영희 / 아빠_ 이문식)


"아이쿠야, 그러니 내가 서울역으로 가야겠구나!"(아빠_ 이문식)


오랜만의 가족 나들이. 패라리를 꿈꾸는 다마스라고나 할까?


"여기 소주 한병에 당근 추가요~!"


이들만의 가족사진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주미경(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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