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청맞게, 코믹하게” <형제는 용감했다> 연습현장


“난 네가 싫었어~” “나도 형이 싫었어~”

부드러운 노랫가락에 좀 뜬금없는 가사가 흘러나온다. 능청맞게 노랫가락을 뽑아내는 배우는 이지훈과 김재만.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사고뭉치 형과 엘리트 동생, 석봉과 주봉 역을 맡고 연습에 한창이다. 이 작품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부고로 몇 년 만에 만난 이들이, 아버지가 유산으로 집안에 숨겨뒀다는 로또를 찾기 위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어 2008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연습실에는 이들 이외에도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동생 주봉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처음으로 서는 그룹 샤이니의 온유, 트랙스의 제이도 뮤지컬 선배인 이지훈과 김재만의 연기를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다.

코믹 뮤지컬로 매해 인기를 끌고 있는 터라, 칼 같이 짜여진 동선과 상대방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 석봉 역으로 더블 캐스팅된 홍록기가 이날 연습에 참여하지 못해, 대신 김재만이 세 명의 주봉들과 동선을 맞추느라 바쁘다.

이날은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인 형제가 아버지가 집안에 숨겨뒀다는 로또를 먼저 찾기 위해 신경전을 버리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안방을 찾을 것인지, 부엌을 찾을 것인지 아옹다옹하는 장면은, 배우들의 애드립과 장유정 연출의 감각으로 좀 더 코믹하고 절묘한 씬이 만들어져 간다. 뮤지컬 배우로 이제 손색이 없는 이지훈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온유의 톡톡 튀는 연기, 김재만의 능청스러운 코믹스러움과 제이의 은근한 무게감에 연습실 분위기는 폭소와 진지함을 오가고 있었다.

최근 <금발이 너무해>에서도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유정 연출의 배우들을 향한 주문은 날카롭다. 아이돌 가수로 몸짓이 빠르고 가벼운 온유에게는 제스처를 자제하도록 하고, 제이에겐 좀 더 크고 대담한 연기를 그때 그때 요구한다. 이들의 연습현장을 살짝 엿본다.

<형제는 용감했다> 연습실 풍경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거리는 형제 주봉(이지훈)과 석봉(김재만)

 
직접 연기을 해보이는 장유정 연출

 
대본을 손에 놓치 않는 온유 "이래야 잘 외워져요"

 
트랙스의 제이, 무게감 있는 주봉을 연기한다

 

 


연출의 말에 집중하는 배우들

 
"연기랍니다~"


미니 인터뷰

샤이니의 온유 “이젠 제가 주봉이가 된 것 같아요”

꽃소년들 이미지로 누나 팬들을 몰고 다니는 샤이니의 리더 온유가  <형제는 용감했다> 선배 배우들 사이에 끼어 연습에 임하고 있었다. 이 작품에서 엘리트 동생, 주봉 역을 맡은 그의 눈과 귀는 다른 배우들과 장유정 연출의 지시에 모두 쏠려 있는 듯 하다. 첫 뮤지컬인데다 연습실 막내에 속하지만 주눅들지 않고, 가끔 샤방한 미소를 날려주는 센스까지 발휘하는 이 청년에 첫 뮤지컬이라는 걱정보단 기대감이 불쑥 커지지 않을 수 없었다.

첫 뮤지컬 경험이네요. 소감이 어떠세요.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뮤지컬에 캐스팅이 됐을 때, 어떤 걸 보여드릴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고요. 제가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까지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분 좋습니다~

샤이니의 멤버들이 뮤지컬을 한다고 하니까 반응이 어땠나요.
잘해요, 하더라고요(웃음)

그게 끝인가요?(웃음)
굉장히 축하해 주는 멤버도 있었고, 제가 부담 가질까 봐 그냥 잘하라고 말해주는 멤버도 있었어요.

같은 소속사의 제시카, 예성, 성민씨도 뮤지컬에 출연했는데 조언을 받았나요.
성민 선배는 대사 전달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객석 끝까지 들려야 한다고. 제시카 선배는 뮤지컬측에 저를 추천하셨다고 들었어요. 재미있게 하면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말씀해 주셨고요. 다른 선배들은 아직 만나지 못했어요.

연습에 적극적으로 임하시더군요. 쉽지 않을 텐데, 연기에서 중점적으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제 성격이 똑 부러지지 못한데 주봉이란 역할은 굉장히 쿨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이에요. 그런 점에 맞추다 보니까 요즘에는 발음을 딱딱 집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원래 제가 많이 발음을 흐리는 식이었는데 요즘엔 많이 잡힌 것 같아요. 연습을 하면서 많은 부분이 주봉이에게 동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가수로서 연습하는 것과 다른 점이 있죠?
일단은 동선에서 많이 맞춰야 하더라고요. 배우들끼리 약속을 해서 여기서는 포인트를 줘야 한다, 이런 식이 많아서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맞춰나가는 부분이 중요해요. 어렵지만 굉장히 재미있어요. 특히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게, 한 공간에서 똑 같은 시선을 가지고 나아간다는 게 재미있어요.

함께 연습하는 배우들이 많은데요. 가장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배우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캐릭터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지훈 선배가 그러신 것 같아요. 극 중 무표정하고, 침착한 연기가 많기 때문인 것 같은데. 많이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정말 선생님 같은 느낌도 많이 받아요.(웃음)

뮤지컬에 첫 도전을 하시는데, 아직 하고 싶은 여타의 장르가 있을 것 같아요.
음..라디오 DJ도 하고 싶고, 연기도 기회가 된다고 해보고 싶어요. 그래도 일단은 가수로서 무대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최선일 것 같아요. 저에게 기대를 가져주시는 팬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팬여러분들 덕에 제가 뮤지컬에 설 수 있고 멋진 무대에도 설 수 있었어요. 항상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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