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 같이 치열한 연습현장


“종소리가 너무 빨리 나왔어. 타이밍을 좀 더 늦춰서 한 번 다시 합시다.”
감정에 몰입해 연기하는 이도, 지켜보던 이도 눈시울이 붉게 변한 묵직한 분위기의 연습실. 회한으로 응축된 것 같은 연습실 공기를 매정하게 가른 목소리의 주인은, 서재형 연출이다.

연극 <토너먼트> 연습실은 치열했다. 서럽게 울던 배우는 연출의 말에 감정을 가다듬고 처음부터 시작함을 반복한다. 이날은 극 후반부가 진행됐다. 인생이라는 토너먼트에서 ‘탈락’한 세 명의 형제, 택진, 택기, 택현 형제가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시작한 포장마차에 들이닥친 단속반은 이들의 새로운 희망을 짓밟는다. 도시 미관을 내세운 무자비한 철거에 맥없이 당하고 설상가상 단속반 속에서 보이는 막내 택현은 이들의 회한과 서러움을 가중시킨다.

매 작품마다 신선한 시도로 주목 받아온 서재형 연출-한아름 작가 콤비의 여섯 번째 신작 <토너먼트>는 86아시안게임을 1년 여 앞둔 1980년 중반을 배경으로 인생이라는 가파른 산길을 팍팍하게 오르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잠실 석촌호수변을 배경으로 서로 닮았지만 다른 3형제의 인생은 낯설지 않게 가슴을 묵직하게 눌러온다. 

극중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펜싱은 우아하고 귀족적인 스포츠가 아닌 좌절과 고난을 이겨내기 위한 돌파구로 등장한다. 배우들은 제작기간 내내 전직 국가대표로부터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받아, 무대에서 리얼한 펜싱 장면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극 <토너먼트> 연습현장

 
"며느리가 사준 영양제여" 포장마차 개업날 아버지 임씨와 진경.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산악회 후배와 우연히 만난 택진


평범한 회사원 후배와 굴곡진 삶을 사는 택진

 
개업식날 갑자기 들어닥친 단속반에 놀란 가족들


"86아시안게임이 300일 남았습니다. 외국인들에게 깨끗한 서울을 보여줍시다"

 
살기 위한 몸부림과 비정한 단속반


"우린 뭐 먹고 살란 말이야!"

 
"우리 포장마차야?" 단속반원이 된 막내 택현

 
딸을 데려가겠다는 택기의 전부인, 불행은 한번에 찾아온다

 
그들에게 희망을 있을까

 
장면 장면을 세세하게 다듬는 서재형 연출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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