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스펠의 예수 류정한

연습은 계속되었다.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는 듯 하다. 연습실은 10층에 자리하고 있었고 밖에는 때 이른 굵은 빗줄기가 내렸다. < 갓스펠 >. 사람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뮤지컬이다. 아주 오래된 작품이다 보니 세대가 뺑 돌아서 생소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가슴은 아프다만. < 뮤지컬 갓스펠 >은 1971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후로 많은 극장에서 상연되었고, 중,고등학교 할 것 없이 한 번씩은 모두-워크샵이든 졸업작품이든- 이 작품을 했던 기억이 있는 작품이다. < 뮤지컬 갓스펠 >은 세례자 요한이 나타날 때부터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까지의 행적을 마태복음을 기초로 하여 극적으로 구성한 뮤지컬이다. 이 작품에서 류정한은 예수의 역할을 맡는다. 한창 연습에 열중했던 모습에서 인터뷰 장소로 오는 류정한의 모습에서는 어딘지 모를 여유와 평온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사적으로 1월에 어머니가 쓰러 지셨어요. 중환자실에서 1달 동안 대기실에서 살았죠. 위험한 상태였어요. 중환자실에 들어가 볼 수도 없어서 매일마다 1시에 어머니의 이름을 붙잡고 밤새도록 기도했어요.” 기도의 덕분인지 몰라도 그의 어머니는 기적적으로 좋아지셨고 빠른 회복을 하셨다고 한다. 그에게 차기 작품들을 골라야 할 때 어머니께 말씀 드렸더니 어머니는 < 뮤지컬 갓스펠 >을 해라고 권하셨다고 한다. “제 기도를 들어주셨으니 저도 무엇인가 보답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 뮤지컬 갓스펠 >을 하겠다고 했어요. ” 그는 평소에 대본을 보고 작품을 선택해 왔었다. 그러나 < 뮤지컬 갓스펠 >은 대본도, 음악도 보거나 듣지 않고 선택한 뮤지컬이었다. 대본 한 번 안보고 작품을 선택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 뮤지컬 갓스펠 >을 선택하고 연습에 들어가면서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갈수록 신앙적인 면도 있지만 그보다 더 작품이 너무 좋았어요. 음악도 너무 좋았고요. 물론 날라리(?) 크리스찬이지만 개인적으로 신앙의 깊이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될 것 같고 다른 분들에게는 살면서 느끼는 감사의 마음이나 바르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한 번 정도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수를 맡은 류정한은 < 뮤지컬 갓스펠 >을 선택한 동기부터 연습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체험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뮤지컬 인생에서 성숙되어 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테지만 류정한은 순탄하게 그 과정을 밟고 있었다. < 뮤지컬 갓스펠 >이 고등학교, 대학교, 동호회 등에서 워크샵이나 졸업공연 등으로 많이 공연된 작품이어서 굉장히 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 뮤지컬 갓스펠 >은 그 의미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무대에서는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은 것이 분명하지만 관객들에게 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배우와 스텝들의 노력은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 작품을 알든지 모르든지 쉬운 작품은 아니예요. 옴니버스에서부터 그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어려운 작품이예요. < 뮤지컬 갓스펠 >에 대한 편견을 버리실 필요가 있어요. 기존의 작품 <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 < 마리아 마리아 >등에 나오는 예수는 고뇌하고 힘들어 하는 예수를 표현하죠. 인간적인 예수로의 접근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 뮤지컬 갓스펠 >의 예수는 밝은 예수로 나와요. 갓스펠의 예수는 자신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는 다는 사실을 알고 시작하고 그 사실을 알리며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제자들이 되어가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려 가고 있어요.” < 뮤지컬 갓스펠 >에서 류정한은 예수로서 큰 매력을 느끼고 몰두해가고 있다. 정해진 길을 가면서 가르치고 동화시켜가는 예수의 모습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 뮤지컬 갓스펠 >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할 수 있는 것을 어떤 방법으로 만들 것인지를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이번 < 뮤지컬 갓스펠 >은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한 무대에서 보여준다고 한다. 현재의 의상들을 입고 무대를 대형 콜롯세움을 세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 < 뮤지컬 갓스펠 >은 배우들의 힘이 필요한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의 공존과 대형 무대와 배우들의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에서 < 뮤지컬 갓스펠 >은 더욱 빛날 것이라 생각한다. “어제 2막 Scene 연습이 있었어요. 2막 Reading이 시작되었고 저는 끝내 울고 말았죠. 예수가 제자들과 헤어지는 Scene이었어요. 작별인사를 하자라는 대사를 하고 제자들은 특이한 동작들-1막에서는 연극적인 기법으로 각양각색의 캐릭터로 분하여 극이 진해된다. 그 때의 캐릭터의 특이한 동작들-을 각자 하면서 안아주고 가는 장면이죠. 예수가 그 때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도 했겠지만 같이 작업하는 친구들과 후배들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울었죠.” 감수성이 풍부해져 버린 류정한은 < 뮤지컬 갓스펠 >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어느 뮤지컬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 뮤지컬 갓스펠 >은 앙상블의 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앙상블들이 작품의 전반을 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기 때문에 결집력과 조화로움을 생각해야 하는 작품이란 것이다. 류정한은 < 뮤지컬 갓스펠 >의 앙상블들에게 너무도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힘들게 만들어가는 그 과정이 그에게는 소중한 시간들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는 이번 < 뮤지컬 가스펠 >에서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연기라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다. 연기가 70-80%의 비중을 차지하는 이번 작품에 류정한은 또 한 번의 모험여행을 하는 셈이다. “아무것도 없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 뮤지컬 갓스펠 >에 대한 정보를 알지 않고 오시면 좋겠다는 말이죠. 오셔서 무조건 즐기시고 메시지도 받아가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참. < 뮤지컬 갓스펠 >의 음악은 워낙 좋아요. 그 중에 ‘Saved the People’이라는 곡이 있는데 제가 처음에 등장하는 장면이죠. 세례요한이 세례를 줄 때 저도 가서 이야기하죠. ‘나도 부탁해. 괜찮아’라는 말을 시작으로 부르는 노래예요. 스케일이 크고 호소력 짙은 노래죠. 예수가 사람들을 끌어 모으면서 공동체가 시작되는 노래입니다” 각 장면마다 각 노래마다 그 의미와 뜻이 깊다. 그래서 류정한은 더욱 더 조심스러워 한다. 전체 노래스타일이 락이라서 부담도 되긴 하지만 그는 이 작업이 배우들로 하여금 활력소를 불어 넣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보러 오셨으면 합니다. 재미와 감동을 한꺼번에 거머쥐고 양심과 마음의 거울을 들여다 봐서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짧은 인터뷰이었지만 ‘류정한’이라는 한 인간에게 살 내음 나는 인간 류정한을 느끼면서 예수의 모습을 닮아가는 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 뮤지컬 갓스펠 >에서 표현하게 되는 류정한 식 예수는 어떤 모습일까? 6월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 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소미 (C&Com 홍보팀장 flyso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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