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39년 만에 <돈키호테>로 명동무대 선다

국민 배우 이순재(76)가 연극 <돈키호테>의 꿈과 정의를 좇는 기사로 변신한다.

18일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오는 12월 10일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연극 <돈키호테>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세르반테스의 1605년 작 소설 ‘돈케호테’는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양 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으로 이전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내면 묘사와 정신적 문제, 거식증, 폐경 등과 같은 소재를 새롭게 다뤄 화제가 되었다. 이후 많은 작가들이 희곡으로 각색해 연극 뿐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소개되기도 했다.


오는 12월 막이 오르는 연극 <돈키호테>는 프랑스 극작가 빅토리앵 사르두가 각색한 희곡을 중심으로, 극단 여행자의 대표 양정웅이 연출을 맡았다.


2시간 가량으로 길이를 압축하고 스페인 고유의 화법을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하게 윤색했다는 그는 “돈키호테는 셰익스피어 시대의 전통적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기도 해, 음악적, 희극적인 해결로 이야기를 담아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 <라이프 인 더 씨어터> 이후 2년 만에 돈키호테 역으로 연극 무대에 오르는 이순재는 명동예술극장에서의 공연이 1971년 <시라노 드 벨쥬락>의 시라노 역 이후 올해로 꼭 39년 만이기도 하다.


“젊었을 때 공연을 시작했고, 연극의 꿈을 키웠던 곳”으로 명동을 회상하는 그는 “6,70년대 연극의 메카이자 많은 배우와 연출가들이 배출된 꿈의 장소로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감회를 밝혔다.

또한 “자신의 가치관이 전혀 변하지 않으며, 정의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아주 단순하지만 결단력 있는 인물”로 돈키호테를 설명하며 “신체적으로 봤을 때 내가 비(非) 돈키호테 일지도 모르겠으나, 정신적으로 그의 모습을 잘 표현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티즈 외 다수 역을 책임지고 있다"는 정규수와 산쵸 박용수

평소 무게감 있는 역할로 더욱 익숙했던 연기파 배우들의 희극 캐릭터 변신도 눈에 띈다. 이순재와 함께 돈키호테 역을 맡은 한명구는 “평소 코믹한 배우가 아니라 더욱 노력중”이라고 밝혔으며, “그간 있어 보이는 역할만 했었는데, 내 안에 끓어오르던 장난, 어리광, 오두방정을 떨고 싶은 욕구를 이번에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박용수도 산초 역에 설레는 모습이었다.


순수 총각 카데니오 역의 김영민과 그의 연인 루신다 역의 김리나

본능에 충실한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돈 페르난도의 한윤춘(오른쪽)과
그의 연인 도로시아 역의 김양지(왼쪽)

또한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는 카데니오(김영민)와 그의 연인 루신다(김리나), 본능적인 사랑을 따르는 돈 페르난도(한윤춘)와 그에게 배신 당한 도로시아(김양지) 등 두 젊은 커플의 모습을 통해 정의와 사랑을 향해 달려가는 돈키호테의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댄스씨어터 까두의 박호빈이 안무를 맡고, 발레 <심청>, 연극 <한여름 밤의 꿈> 등의 음악을 작곡해 온 김은정이 작곡을, 한정림이 음악감독을 담당하는 연극 <돈키호테>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