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실이 쩌렁쩌렁, <돈키호테>의 기백이 넘쳐흐른다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는 건 개구리 왕눈이만이 아니다. 세상의 불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쓰러져도 일어서고 또 나아가는 돈키호테의 좌충우돌을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지난 주 수요일 서울 삼선동에 위치한 극단 여행자의 연습실. 좌절을 모르는 돈키호테의 열정이 가득한 이곳에서 연극 <돈키호테>의 연습이 한창이다.


돈키호테 역의 한명구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 발레, 뮤지컬로 사랑을 받아온 ‘돈키호테’가 이번엔 빅토리아 사르두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연극 무대를 앞두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원전을 그대로 따르나 시간 상의 압축과 스페인식 화법을 국내 정서에 맞게 윤색하는 등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잡겠다는 각오다.


악한 자를 응징하라!


한윤춘(사진 위 왼쪽)과 박용수(오른쪽)의 코믹 캐릭터 변신
카데니오(김영민_아래 왼쪽)와 바람둥이 돈 페르난도(한윤춘)의 결투

이날 공연 후반부 연습엔 연기파 배우로 오랜시간 연극계 큰 줄기를 이어오고 있는 한명구가 돈키호테로 나섰다. 우스꽝스러운 깡통 모자를 쓰고 긴 창을 휘두르는 돈키호테의 기백이 펄펄 살아 숨쉰다. 격렬한 검투 장면과 라이브로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부르는 배우들의 노래는 기대하지 못해서 더욱 반가운 보너스 장면이다.



39년 만에 다시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라, 남다른 감회가 더해진 이순재는 연신 다른 배우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산초의 박용수, 오티즈 역의 정규수 등 인상파(?) 배우들의 좌중을 휘어잡는 맛깔스런 재간에 국민 배우 이순재도 터지는 웃음을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극단 여행자의 터줏대감 정해균이 펼치는 맛깔나는 바질레!

지난 해 <페르귄트>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한 극단 여행자의 양정웅 연출이 다시 한번 고전 선보이기에 나서는 연극 <돈키호테>는 댄스시어터 까두의 박호빈 안무, 연극, 뮤지컬, 음악극을 넘나드는 한정림의 음악 등이 어우러져 선명하고 사실적인 상상의 공간 속에서 연극성이 최대한 드러날 예정이라는 귀띔이다.


연극 <돈키호테>는 오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