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하룻밤> 연애 순서? 그 때 그 때 달라요

“우리 뽀뽀 한 번 해 보자, 해 보고 만나자.”

둘의 대화가 심상치 않다. 묘하게 설득력도 갖는다. 세상 연애의 시작이 다 이렇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너무 솔직한’ 출발도 있다.

오는 5월 올해의 첫 막을 올리는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2009년 초연 이후 줄곧 무대에 선 이력을 내세워 이번엔 그간 ‘좋았던 것만 쭉쭉 뽑아낸’ 무대가 될 것이라는 예고.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 서로의 과거 애인이 한 쌍의 부부로 거듭나는 비극적이고도 기이한 공동 운명 속에서 이들은 ‘극적으로 하룻밤’을 보낸 후 더욱 드라마틱한 연애를 전개해 나가기 시작한다. 상처를 안고 있지만 사랑스럽게 그지 없는 두 청춘의 좌충우돌 연애기가 색다르게 펼쳐진다.

작품의 매력은 단연 ‘거침없이 솔직한’ 두 남녀에 있다. 김재범, 최주리와 김태향, 이애린이 각각 호흡을 맞추며 색다른 두 쌍의 인연을 보여줄 계획이다.

김재범-최주리
“여배우의 깜찍함 & 완벽한 몸매를 일부러 망가뜨려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남배우의 살신성인”


이 여자 좀 말려주세요

현재 <김종욱 찾기>에서 김종욱과 첫사랑 못 잊는 여자로 만나고 있는 이들은 “<극적인 하룻밤>에서야 서로 말을 놓았다”며 한바탕 웃는다. 학교 선후배이긴 하나 최주리를 두고 “후배가 아닌 직장 동료로 다가왔다”는 김재범의 능글맞음이나 “정말 우린 맘 먹고 친해진 사이”라고 되받아 치는 모습이 극 중의 정훈과 시후를 꼭 닮았다.


우리 한 번 자자, 뽀뽀 해 보자


여자의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고도의 심리전?

초연 때부터 정훈 역에 제의를 받았으나 이번에야 서게 된 김재범은 “대본만 봤을 땐 야하다 생각했고, 초연 공연을 봤을 땐 그 정도는 아니네, 그리고 이번에 연습에 들어가니 야하지 않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다른 영화나 연극에서는 숨 죽여서 볼 상황을 이 작품에서는 웃으면서 볼 수 있다는 게 좋다”며 최주리도 거든다.


"섹시해 섹시해~ 섹시한 쇄골뼈~"

최소한의 속옷만을 입고 등장하는 노출신(?)을 두고 “인간적이지 않은 내 몸을 버리기 위해 억지로 먹고 빨리 자고 운동도 놓아 버렸다”는 김재범의 투혼도 기대해도 좋겠다.

김태향-이애린
“오빠 믿지? & 이런 사랑도 정말 있나요?”


"내 여자로 너 괜찮다"

<트루웨스트>에서 거친 형 ‘리’ 역으로 분한 김태향과 <오! 당신이 잠든 사이>의 착한 자원봉사자 ‘정연’ 역의 이애린은 “좀 더 강하고 격한 남녀의 모습이 될 것” 이란다.
“정말 세상에 이런 사랑이 존재할까요? 진짜요?”라며 큰 눈을 더 똥그랗게 뜨고 물어보는 이애린에게 김태향은 “일단 오빠를 믿어봐”하며 다소 기름진 대답으로 응수하는데.


"악! 그 남자다!"


꺄르르- 88년도 스타일에 무너지는 마음의 벽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일단 하겠다고 했죠. 포스터 촬영을 할 때 얼굴 분장으로 키스 마크를 찍는 거에요. 그 이후에 대본을 봤는데, 오우, 강하던데요.(웃음)”(김태향)


때론 터프하게 "이리 와!"

“오빠가 대본도 아직 안 봤다고 해서 처음 만난 날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웃음) 근데 괜히 걱정했어요. 너무 능글맞게 잘해.(웃음)”(이애린)

이번 무대에선 대부분의 사건이 펼쳐지는 정훈이의 방이 더욱 사실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일반 관객들이 더 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과 정훈이의 방이 주는 정서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게 이재준 연출의 생각이다.


이재준 연출

“2009년에 신춘문예 작품인데 과연 심사위원들이 무엇 때문에 뽑았을까, 궁금했어요. ‘정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라고 할 정도로 가감 없는 솔직함이 있어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사랑이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이런 경험이 없을 수 많은 관객들도 상황 자체를 재미있게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첫 공이 하필이면 어린이날”이라는 말에 일동 웃음을 터트렸던 유쾌한 19금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6월 1일까지 컬쳐스페이스 엔유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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