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사람인가, 그저 <백년, 바람의 동료들>이지

일본에서 소외 받고 한국에서도 외면 받으며 한국과 일본 사이 어디쯤에 경계인으로 살아온 재일교포들의 이야기,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이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총 리허설을 공개했다.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은 일본에서 태어난 음악가이자 배우인 조박이 쓰고 <해바라기의 관> <인어전설> <소녀도시로부터의 메아리> 등의 작품으로 국내 관객과 만나온 신주쿠 양산박 대표 김수진이 연출한 신작.

오사카 이카이노에 위치한 술집 ‘바람따라 사람따라’의 개업 20주년이자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이기도 한 2010년. ‘바람따라 사람따라’에 모인 재일교포들과 이곳의 단골 손님이자 유명 가수 영태의 노래가 이들 삶의 역사와 어우러진다.
 
공연이 시작됩니다.  흥겨운 노래가 빠질 수 없지요.

손님 맞을 준비를 하며 서로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민족과 국적에 대한 논쟁은 커지고 억눌려 있던 경계인으로서의 슬픔과 울분이 폭발한다. 대대손손 3대가 살아 왔지만 타향살이의 근심은 줄어들 기색이 없고, 조국을 갈망하는 허무함은 커져만 간다.

작품을 쓰고 출연하는 조박 역시 한국 성인 ‘조’와 일본식 이름 ‘박’을 사용하는 경계인이다. “그저 바람 따라서 사람 따라서 동료로 어울려 슬픔도 기쁨도 웃어 넘기고 어울려 살면 어떻겠냐”는 해탈의 웃음이 실린다. 이영석, 류창우, 서경화, 이윤재 등 한국의 배우들이 무대를 채운다. <디 오써>에 이어 두산아트센터 경계인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백년, 바람의 동료들>은 7월 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연극 <백년, 바람의 동료들> 공연장면


바람따라 사람따라,
술집도 되었다가 배움의 터전도 되었다가.


너무 외향적인 동생
 

인터뷰 중인 유명가수 영태
 "오늘 신곡 '백년절'을 발표합니다"


진심은 깊고 조용하지


조국을 알고 싶어 온 몸으로 부딪히지만


그곳에서도 날 이방인이라 부르네


노래 한 자락 싣고 건배-


 치열했던 재일교포 100년사, 앞으로의 100년은 어떨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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