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구도> 인간사 돌아보게 만드는 개들의 사랑

‘개 같은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 사람다운 사랑을 나누는 개들의 이야기’, 지난 공연에서 최용훈 연출이 설명한 바다. 그 후 18년, 극단 작은신화 25주년 기념무대로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연극 <황구도>가 개막 하루를 앞둔 14일 무대를 공개했다.

조광화가 쓰고 최용훈이 연출한 <황구도>는 극단 작은신화의 ‘우리 연극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작품으로, 1993년 초연 당시 ‘개의 의인화, 인간의 사물화’라는 신선한 설정과 내용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잡종 황구 ‘아담’과 순종 스피치 ‘캐시’의 특별한 사랑과 상처, 사랑을 믿지 않는 수컷 스피치 '거칠이'와 이들의 주인 장정, 그리고 쉼 없이 바뀌는 장정의 여자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러니한 세상 속의 관계와 진정한 사랑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다.
 

“18년 전 나의 치기 어린 모습이 보여져서 부끄럽다”고 말한 조광화 작가는,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보편적이나 감각적이고 득도한 문장이 없을까 하여, 코엘료의 글귀나 소설 ‘폭풍의 언덕’의 문장을 삽입했다”며 이번 무대의 변화된 모습을 설명했다.

“20대 중반이었던 당시, 조광화 작가가 커다란 시련 후 지방에서 단기간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운을 띄운 최용훈 연출은 “사랑, 불신 등에 대한 감정이 충만했을 때 쓴 작품이라 날것의 신선함이 있고, 대사 속 호흡, 믿음 등이 요즘에도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고 작품 선택의 이유를 들었다.

나뭇가지에 달린 애플사의 사과 열매, 벤츠 로고로 뻗은 가지, 하늘을 나는 트위터 새 등의 무대 배경은 이미지에는 익숙하나 정서적으로 미성숙 단계라 실체에 닿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빗대어 표현했다. 작가 조광화의 과거 작품에 꼭 등장하는 인물 ‘장정’의 이름은 힘은 넘치나 그것을 조절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롯, 개인적으로 투박하면서도 섬세한 모습을 지닌 시인 장정일의 이미지를 함께 투사했다고 한다.

<매기의 추억> <돐날> <가정식백반 맛있게 먹는 법>에 이은 극단 작은신화 창단 25주년 기념 네 번째 작품인 <황구도>는 7월 15일부터 8월 28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필링(구 이다) 2관에서 공연한다.

연극 <황구도> 공연장면

한 편의 동화같이


주인 장정과 마당에서 기르는 똥개 아담


신분의 차(?)를 넘어선
순종 스피치와 똥개의 아름다운 사랑의 맹새


철마다 바뀌는 장정의 여자


진실로 개의 본능에 충실한 수컷 스피치, 거칠이


사랑을 외면하고 현실을 택한 결과는?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해요~


이들 개 같은(?) 아름다운 사랑을 위하여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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