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 의도치 않은 비극이 불러온 절망


연극 <해무>가 지난 4일 개막하며 숨막히는 항해를 시작했다.

파도 위 고락을 함께 해온 전진호 선원들. 무대는 이 순박한 남자들이 고기잡이에 실패하면서 선택한 조선족 밀항과 뒤이은 참상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의도치 않은 처참한 죽음과 이를 무마하려는 사람들의 갈등과 분노, 아픔이 길 없는 바다 위에서 출렁이며 펼쳐져 극이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무대다.

<해무>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2007년 초연한 연극. 당시 차범석의 <산불>의 리얼리즘 계보는 잇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2008, 2009년에 이어 2011년 대극장으로 볼륨을 키워 공연되고 있다.

무대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배 한 척은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뱃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을 공간이다. 결국엔 길을 찾을 수도, 헤쳐나갈 수도 없는 바다 안개 해무(海霧)에 갇히는 뱃사람들의 공포와 분노가 한정된 공간, 배 위에서 펼쳐지며 고립됨의 절망과 불안을 극대화한다. 효과적인 음향과 조명은 음습함과 긴장감을 불어넣고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는 낯설 수 있는 뱃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선 송새벽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뺄 수 없을 것.

연극 <해무>는 오는 11월 2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전진호 선원들, 수확량이 실망스럽고..


밀항자를 받자는 자와 반대하는 자의 날카로운 대립


조심스럽게 배에 올라타는 조선족 밀항자들


순박한 청년 동식과 조선족 처녀 홍매


연락 끊긴 남편을 찾아 한국에 가는 율녀 "옥탑방이 어딥네까"


"너 좋아해" 싹트는 사랑


파도를 피하는 사이 질식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 패닉에 빠지는 선원들

 
짙은 해무. 이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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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1

  • A** 2011.11.09

    프리뷰 기간에 보고 왔어요.. 참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진지한 연극이 끌린다 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