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 도대체가 혼란스러운 그 시즌 <레슬링 시즌>
작성일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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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화제작 <소년이 그랬다>에 이은 국립극단의 두 번째 청소년극 <레슬링 시즌>이 오는 29일 개막을 앞두고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8명의 고등학생, 1명의 심판. <레슬링 시즌>은 혼란스러운 청소년들의 삶과 이야기를 레슬링 방식에 대입해 펼쳐나간다. 심판을 제외한 모든 인물이 레슬링 복을 입고 레슬링 매트 위에서 연기를 펼친다. 매트는 레슬링 경기를 위한 공간이자, 왕따 소문 폭력 사랑 정제성 등 청소년이 매일 매일 대면하는 문제들과 '한판 붙'는 일상의 공간이다.
레슬링부 절친 민기와 강석. 같은 레스링부의 ‘걸어 다니는 남성 호르몬’ 영필과 기태. 이들 사이에 퍼지는 악의적인 소문과 예민한 일상들. <레슬링 시즌>은 누구를 따돌리고,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소문을 만들고, 소문의 주인공이 되고,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하는 청소년들의 혼란스러운 일상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맞닥뜨리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몸을 부딪히며 승부를 보는 레슬링은 청소년기의 일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수단. 실제 레슬링 기술을 훈련한 배우들의 리얼한 동작은 리얼리티를 부여하고, 첫 데이트의 설레임, 친구와의 신경전 역시 레슬링으로 표현하며 상징성을 부각한다. 성인들의 질서가 아닌, 청소년들만의 방식은 관객층인 청소년들의 공감을 얻을만 하다.
서충식 연출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교훈으로 다가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청소년들이 이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다이나믹한 삶을 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레슬링 시즌>은 2000년 케네디센터 뉴비전 프로젝트로 초연, 미 전역에 청소년극 열풍을 일으키며 타임지가 선정한 청소년을 위한 연극 베스트5에 오르기도 했다. 작가 로리 브룩스는 미국 청소년 희곡을 대표하는 극작가로, 이 작품은 청소년의 사회적 금기를 다룬 시리즈 중 하나다.
국내 무대는 <소년이 그랬다>의 한현주 작가가 우리 이야기와 감수성을 더했고, 2개월간의 강도 높은 레슬링 트레이닝으로 단련된 배우들의 노련한 움직임으로 유쾌한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공연이 끝난 후 약 15분 간 관객과 배우들의 포럼이 이어지는 점은 국내 공연에서 새롭게 시도한 것. 배우들과 극 중 상황을 새롭게 재연시키고 토론하며 청소년들의 생각과 의견을 나눈다.
<레슬링 시즌>은 5월 29일부터 사흘간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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