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연극의 등장? '이것이 차이다' 1탄 <슬픈대호>

극단 차이무와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합작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첫 번째 작품 <슬픈대호>가 지난 1일 무대에 올랐다. '이것이 차이다' 제작 및 출연진은 1일 개막에 앞서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슬픈 대호>를 비롯한 '이것이 차이다'의 세 작품을 소개했다.

<슬픈 대호>는 대통령을 테러하려 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한 노숙자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대선 후보를 테러하고 경찰에 쫓기다 시계방으로 들어간 심대호와 시계방 주인 강대호의 만남을 유머러스하게 펼치는 연극이다.
 
시계방 주인 강대호(위, 문천식)와 테러 용의자 심대호(아래, 이중옥)

<슬픈대호>의 작/연출을 맡은 민복기는 "원래는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가장이 청부업자를 사서 자기 다리를 자르려고 하는 이야기를 썼다. 그러다가 2006년 박근혜 테러 사건으로 화제에 오른 노숙자의 기구한 인생 이야기를 듣고 심대호라는 인물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언뜻 거칠어 보이지만 의외로 순정파인 심대호는 <늘근도둑이야기><오케이.스토리>의 이중옥 배우가 맡았고, 심약하고 엉뚱한 인질 강대호는 개그맨 문천식이 맡았다. 여기에 공상아 배우가 기자·경찰서장·순희 등 여러 인물들을 연기한다.

2006년 <아트>에 이어 두 번째로 연극에 출연하는 문천식은 "요즘 돈벌이만 하는 것 같아 예술인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 작품에 도전하면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인의 추천에 함께 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그는 "연극은 어려움이 매력인 것 같다. 코미디나 영화를 할 때보다 연극을 할 때가 가장 어렵다. 연극이 예술이고, 배우가 숭고한 사람이어서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창 밖의 동태를 살피는 심대호
인질로 잡힌 시계방 주인 강대호
심대호의 거친 태도에 잔뜩 겁을 먹은 강대호

강대호에게 옛사랑 순희(공사랑)와의 사연을 들려주는 심대호

'이것이 차이다'의 또 다른 연극
<거기> <늘근도둑이야기>

<슬픈대호>에 이어서 펼쳐지는 '이것이 차이다'의 또 다른 작품은 <거기>와 <늘근도둑이야기>다. 지난 2002년 연극평론가협회가 뽑은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됐던 <거기>는 2002년, 2006년에 이어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다. 강원도 해수욕장 마을의 한 작은 카페에 모인 동네 노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얻기 위해 자신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펼쳐낸다는 내용이다.

이상우 예술감독은 "<거기>는 연출가가 보이지 않는 작품이다. 그만큼 배우를 더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의 매력을 느끼기에 좋은 작품"이라며 "재공연을 하면 게을러지고 하기 싫어질 때도 있는데, 이 작품을 할 때는 늘 두근거린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이 연극에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김승욱, '추적자'의 강신일, '무신'의 진선규와 이성민·원창연·김중기·민복기·송재룡·오용·김소진·오유진·김훈만 등이 출연한다.

1989년 초연 이후 수차례 공연됐던 <늘근도둑이야기>는 감옥에서 출소한 지 이틀만에 '그 분'의 미술관에 침입한 두 도둑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는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출연중인 이희준 배우의 사회로 진행됐다. 극단 차이무는 이희준 외에도 문성근·명계남·송강호·문소리·유오성 등 연기파 배우들을 배출한 극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차이무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계획한 이다엔터테인먼트의 손상원 대표는 "대학로의 150개 공연장 중 약 50개에서 오픈런 공연을 하고 있고, 그 중 대다수가 획일화된 코미디 작품들이다. 세상을 풍자하고, 우리 주위를 돌아보게 하는 차이무의 코미디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슬픈 대호>는 9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거기>는 9월 7일부터 11월 23일까지, <늘근도둑이야기>는 11월 30일부터 2013년 2월 3일까지 차례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극단 차이무의 제작진과 배우들
'이것이 차이다' 제작발표회 사회를 맡은 이희준
연극 <거기>에 출연하는 김승욱
<거기>에 출연하는 진선규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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