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공 얼쑤! 기발한 고전 비틀기 <인당수 사랑가>

눈 먼 아비를 극진히 봉양하는 건 춘향이? 전형적인 탐관오리인 줄 알았던 신임 사또가 인생의 쓸쓸함과 사랑의 애잔함을 아는 남자였다고?

유쾌한 상상력으로 고전을 비틀어 큰 사랑을 받아온 창작뮤지컬 <인당수 사랑가>가 초연 10주년을 맞아 올해 더 큰 무대에서 다시 한번 사랑가를 울리고 있다.

한국의 대표 고전인 ‘춘향전’과 ‘심청전’이 정교하게 어울려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하고 있는 이 작품은, “우리의 소리를 잘 무대에 올려보고 싶은 양식적인 고민에서 작품이 시작됐다”는 박새봄 작가의 말처럼 세련된 편곡과 변주로 펼쳐지는 판소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현재 국립합창단 전임 작곡가인 김준범과 <캣츠> <맘마미아> <레인맨> 등의 음악작업에 참여한 김아람 작곡가가 새로운 곡을 추가했으며, 동서양 악기가 어울린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함께 하고 있다.


도창 정상희

또한 전북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이수자 정상희가 이야기의 진행을 소리로 풀어내는 도창으로 등장, 극의 맛깔을 더한다.


심봉사를 아비로 둔 효녀 춘향이 역에는 임강희가 원캐스트로 분하며, 춘향이와 사랑에 빠지나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떠날 수 밖에 없는 몽룡 역은 박정표와 송욱경의 몫이다.


고전에서 가장 큰 의외의 변신 캐릭터로 등장하는 변학도는 손광업과 임현수가 번갈아 나서며, 방자 역을 맡은 김재만, 이상은, 이동재 중 이상은과 이동재는 심봉사로도 변신, 1인 2역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초연 때는 의상과 모든 소품이 트렁크 3개에 다 들어갔었다”며 10년 전 첫 무대를 회상하던 최성신 연출은 “무대가 커지면서 주제와 전통요소 등 작품의 원형이 유지되도록 노력한 가운데 소품, 의상, 조명 등을 더욱 모던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춘향이는 왜 인당수로 향하는지, 몽룡과 변학도는 어떻게 되는지, 그 이유는 오는 12월 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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