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빼고 다 해본 이들의 대화, <그와 그녀의 목요일>

알고 지낸 시간이 모르고 지낸 시간보다 길다. 결혼을 안 했지만 딸이 있고, 함께 살진 않지만 매주 목요일 함께 만나 ‘죽이 잘 맞는’ 난상토론을 벌인다. 달라도 너무 다른 50대 남녀의 이야기,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이 막을 올렸다.

프랑스 작가 마리 카르디날의 ‘샤를르와 롤라의 목요일’을 모티브로 한국 역사와 상황에 맞게 재탄생한 작품으로 각색과 연출을 맡은 황재헌은 “원작이 갖고 있는 남녀, 두 인물의 출신, 성격 차이를 그래도 우리의 상황에서 가져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남녀의 모습은 시대를 뛰어 넘어서 늘 존재하는 질문들로, 출발부터 다른 두 남녀의 불협화음이 묘한 하모니를 이뤄가는 것이 이 작품의 묘미다.”

50대 중년이 된 이성친구 연옥과 정인은 매주 목요일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매번 사소함 싸움으로 번지는 이들의 대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서로를 더욱 이해하는 길로 이끈다.


연옥 역의 배종옥


정민 역의 조재현

개막 전부터 배종옥, 조재현, 정재은, 정웅인 등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배우들의 대거 출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종옥과 정재은은 어부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나 혼자 광주에 올라와 공부하며 5.18 등을 겪으며 진보적이고 강한 성격을 가지게 된 은퇴한 국제 분쟁 전문기자 연옥을 맡는다. 조재현과 정웅인은 서울의 부유한 집에서 나고 자란 유머러스하면서도 섬세한 내면을 지닌 저명한 역사 학자 정민으로 변신, 호흡을 맞춘다.


결혼 빼고 다 해본 우리


충돌의 상황은 다시 오고

27일 주요 장면을 공개한 프레스콜 자리에서 배종옥은 “좋은 배우들과 같이 무대에 서길 바라는 건 모든 배우의 바람으로, 과거 노희경 작가의 단막극에서 만났던 정웅인씨와 연극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조재현 씨 등 좋은 파트너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작품을 더욱 기대했다”며 무대에 서는 소감을 말했다.


유머넘치는 세심한 남자 정민 역의 정웅인


연옥 역의 정재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들의 목요일


이번 작품의 배우이자 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로도 활약하고 있는 조재현은 “프로그래머 역시 좋아서 하는 일로, 여러 의미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언제나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2, 3년 간 연극 시장이 많이 힘들고 미래도 썩 밝아 보이지 않아 힘들다. 연극열전의 길은 이럴 때 일수록 중심을 잡아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이야기를 우리 목소리로 연기할 수 있는 창작극 작업에 더욱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는 두 남녀의 기묘한 만남이 6번의 목요일이 펼쳐지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오는 12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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