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디 팬미팅] 조강현 "다시 해보고 싶은 일? 많아요"

“안녕하세요. 배우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온 조강현입니다.”
간단하고 소탈한(?) 소개가 끝나자 기대와 쑥스러움이 담긴 박수소리가 이어진다. <락오브에이지>에서 스타를 꿈꾸는 무명의 락 지망생 ‘드류’로 활약 중인 조강현과 팬들이 만난 현장. 배우와 팬 모두 꿈꾸고 나아가는 청춘이기에 '꿈, 희망'이란 단어가 많이 등장한 팬미팅 현장에 플디가 출동했다.

Q 어렸을 때 꿈이 뭐였나요.
초등학교 때 첫사랑이 자기 꿈을 탤런트라고 적어내더라고요. 그때 제가 말을 많이 더듬었는데 저도 탤런트라고 적었어요. 지금은 그 친구가 다단계에 빠져서…(일동 폭소).  중학교 땐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땐 사립이었는데 자율학습을 새벽 2시까지 해서 너무 괴롭더라고요. 그러던 중 선생님이 연극을 하면 자율학습을 빼준다고 해서 저만 손들었어요(웃음). 그 때부터 꿈이 배우였고 계속 연기하고 있어요.

Q 작품 선택 기준이 무엇인가요.
전엔 작품을 시켜만 주면 감사했죠. <셜록홈즈>를 하기 전까지였을 거에요. 그런데 그때도 나름대로 선택 기준이 있었어요. 제작사가 배우에게 많은 정보를 주는 지를 봐요. 대본, 음악, 연출자가 누구인지 중요하거든요. 많은 제작사는 배우 스스로 역할에 매력을 느끼는 시간을 주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어려서부터, 아무 것도 없었을 때부터 요구했거든요. 그걸 아주 건방지게 보는 분들도 있고. 사실 당연한 건데.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배우도 창작자잖아요. 작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싫은 걸 해야 하는 거에요. 그래서 최대한 다 봅니다. 음악, 연출이 누군지, 대본은 어떻게 번역이 됐는지 봐요.



 

Q 다시 해보고 싶은 일이나 도전이 있다면.
많아요. 저는 학교에 다시 가고 싶어요. 대학 다닐 때 교양 과목으로 미학개론을 들었어요. 그림을 배웠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그림을 보면서 해석을 하는데 특히 인물들의 표정을 분석했어요. 어떤 그림이 생각나는데 한 여자가 남자에게 자기의 젖을 주고 있어요. 여자 표정이 굉장히 슬퍼보였는데, 그 남자는 오랜 감옥 생활로 굶주린 그녀의 아버지였거든요. 내가 연기를 한다 해도 저 여자의 표정을 따라할 수 없겠다, 싶더라고요. 미학개론 시간이 참 좋았기 때문에 따로 미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학교를 알아봤는데 서울대 대학원이라 포기를 한 상태고(웃음), 책을 보면서 공부해야겠다 싶어요. 또 하나는 음악이에요. 요즘 기타를 하나 사서 남이 하는 연주 흉내도 내보고, 멜로디로 만들어 보고 있어요. 평생 하려고요. 뭐라도 있어야 이 지긋지긋한 세상(일동 웃음) 웃으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Q 꿈과 현실의 차이 때문에 좌절하신 적 있나요. 있다면 어떻게 극복 하셨나요.
누구나 한번쯤 있지 않을까요. 정말 열심히 준비한 오디션에서 똑 떨어졌을 때 허탈감을 많이 느꼈죠. 그걸 극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일주일, 길게는 이주일 정도. 미련이 남아서 계속 그 작품 음악을 듣곤 했던 거 같아요. 여러분이 꿈꾸는 것 있잖아요. 이루어 질 수 있어요. 하지만 (기쁨이) 오래 안 가요. 제 경험으로는. 얼마 전 돈 벌어서 차를 샀거든요. 원래 집을 먼저 사려고 열심을 돈을 모았지만. 차를 샀는데 꿈이야 생시야 싶은 거에요. 현금으로 내고 차를 받아 오는데 십년 전 나를 생각하면 믿어지지 않았어요. 지갑에 만원짜리 한 장 없던 내가…진짜 멍하니 있었어요. 그런데 그 순간은 오래 가진 않더라고요. 다른 꿈을 향해서 또 가고. 하지만 꿈을 믿으니까 진짜 이루어지더라고요.
 

Q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없습니다. 예전엔 그런 것들이 많았어요. 남들이 하는 거 나도 해보고 싶고. 하지만 지금은 어떤 작품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되게 설레요. 막연하게 미리 상상하지 않으려고요.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락오브에이지>의 동료배우 김남호가 깜짝 방문을 했다. 극 중 사회자 ‘로니’ 역으로 톡톡하게 재미를 주는 그 답게 재치있는 말로 웃음을 터지게 하길 여러 번. “<락오브에이지>의 베스트 멤버를 뽑아달라”는 김남호 예리한 질문에 조강현은 “노래는 한근이 형, 얼굴은 다현이 형, 키는 나”라며 능청스럽게 넘기며 분위기는 진지에서 코믹으로 넘어갔다.

Q 공연 하면서 실수담이 있다면.
남호
<김종욱 찾기> 때 무대 위에서 신발 한 쪽을 잃어버렸는데 전 누가 치웠나보다 했죠. 그런데 암전이 켜지니 신발이 무대에 '서' 있었던 거에요. 그 뒤에 무대에 등장한 배우가 한 곡 내내 웃어서 관객분들이 욕을 하셨어요(일동 웃음). 해도 해도 너무하네! 똑 같은 이유로 <스페셜레터> 솔로곡에서 제가 웃음이 터져서, 또 욕을 먹었어요.
 

강현 저도 웃음을 못 참아서.... 잘 참는 편인데 가끔 그 작품에 익숙해지면 작은 것에도 웃음이 나거든요.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눈물 씬이었는데, 재범 형이 누워있고 전 ‘형 일어나’ 배를 쳤어요. 그런데 배에서 뽁뽁 소리가 나는 거에요. 이상했어 느낌이…형 얼굴을 봤더니 약간 괴로워 하더라고요. 또 소리 날까봐 다른 데를 쳤는데도 뽁뽁. 서로 얼굴을 안 봤죠. 그 상태로 노래를 부르는데….(일동 웃음)
 
Q 혹시 <형제는…>에서 춤을 추다가 안 추셨는데, 그 이유가 있다면.
강현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엉셉션? (일동 웃음) 제가 망가져서 관객이 웃으면 행복하고 좋은 일인데, 그 때문에 다음 작품까지 이미지가 상상이 가게끔 하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행여 다른 작품에 춤이 있으면 무조건 웃을지도 모르고 그건 피해야 하니까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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