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의 유쾌하고 가슴 찡한 유럽여행기, 연극 <유럽블로그>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신기한 이 여행
상상초월의 유럽~"

경쾌한 피아노연주와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이곳은 연극 <유럽블로그> 연습실. 지난 17일 방문한 이곳에서는 낯선 여행지에서 아름다운 풍광에 놀라고 감쪽같은 소매치기에 또 한번 놀라는 남자들의 여행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지난 2년간 인기리에 공연된 연극 <인디아 블로그>의 후속작으로 마련된 <유럽블로그>는 유럽여행에서 만난 세 남자의 추억과 사랑, 따뜻한 우정 이야기를 담았다. <풍월주>의 이재준 연출과 정민아 작가가 힘을 합쳤고, 제작자 김수로와 김재범·성두섭·조강현·이규형·채동현 등이 출연한다.


조강현, 성두섭(왼쪽부터)

<유럽블로그> 무대에는 세 명의 배우가 단출히 등장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 보내기 전 유럽 여행길에 오른 동욱과 유학중인 여자친구로부터 이별통보를 받고 무작정 유럽에 온 석호,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종일이 등장인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출연했던 성두섭·김재범이 동욱을 연기하고, 석호는 <락 오브 에이지>의 조강현과 <나쁜자석>의 이규형이 연기한다. 종일을 맡은 김수로와 <발칙한 로맨스>의 채동현은 짬짬이 멀티맨으로도 활약한다.

이 날 배우들은 서로 다른 여행지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근황을 알리는 장면을 여러 차례 반복해가며 연습했다. 함께 연습에 참여한 <빌리 엘리엇>의 정헌재 안무가가 배우들의 대사에 발랄한 안무를 가미했다.


조강현, 성두섭과 정헌재 안무가(왼쪽부터)

이규형, 김재범, 채동현(왼쪽부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유럽 블로그>는 유럽여행을 다녀온 블로거가 자신의 여행담을 영상·음악·이야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들려주듯이 펼쳐진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함께 유럽여행을 다녀온 제작진과 배우들은 여행지에서 직접 겪은 일들을 극 속에 담았다. 당시 촬영한 영상도 무대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김수로

<인디아 블로그>가 참신하고 자유로운 형식으로 눈길을 끌었다면, 이번 작품은 각 등장인물의 사연을 조금씩 보여주며 궁금증을 유도한다. 이재준 연출은 "<인디아 블로그>의 형식이 좀 더 자유로웠던 것에 반해, <유럽블로그>는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일반적인 기승전결의 서사구조 안에서 펼쳐보인다"고 설명했다.

음악도 더욱 풍성해졌다. 극중 총 15개의 곡이 펼쳐지고, 이 중 여섯 곡은 배우들이 직접 노래로 부른다. 공연장에서는 3인조로 구성된 라이브밴드가 음악을 연주한다.

이재준 연출은 이번 작품을 통해 "각 인물들이 우연히 떠난 여행길에서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여행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랑을 잊기 위해서든, 또는 찾기 위해서든, 저마다의 이유로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연극이 또 한편 탄생할 예정이다.  

연극 <유럽블로그>는 오는 2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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