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있는 작품” <3월의 눈> 연습 공개 현장

“희곡을 읽을 때에도 눈물이 났다.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손진책 연출)

평단의 호평과 함께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2011년 첫 무대에 선 연극 <3월의 눈>이 오는 3월 다시 한번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 20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는 연습에 한창인 <3월의 눈>을 만날 수 있었다.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의 <3월의 눈>은 세상 속에 해체되는 오랜 한옥과 노 부부 장오, 이순의 모습을 고요하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박혜진, 백성희, 변희봉, 손진책 연출(왼쪽부터)

1942년 가극 <심청>으로 데뷔 후 70년 동안 무대를 지켜온 백성희와 지금은 고인이 된 장민호에게 헌정한 작품으로, 올해 공연에서는 초연부터 계속 서 온 백성희, 박혜진이 아내 이순 역을, 영화, 드라마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변희봉이 남편 장오 역을 맡는다.


한국의 전형적인 어머니 이순(백성희)


장오 역의 변희봉

고 차범석이 이끌던 극단 산하에서 무대감독과 배우로 손진책 연출과 인연을 맺었던 변희봉은 이번 작품이 40년 만에 연극 무대다.


“40년 만에 손 감독에게 전화가 와서 반가운 마음에 밥 한번 먹자고 한 것이 이번 작품과 닿게 된 계기”라는 그는 “드라마는 쪽대본이 많아 충분히 연습할 겨를 없이 나름의 생각으로 촬영하는 경우가 많고, 영화 역시 몇 사람 앞에서만 촬영을 하는데, 연극은 많은 이들 앞에서 다 함께 호흡하며 맞춰가야 한다는 점이 낯설게 다가오고 있다”며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 한 소감을 말했다.


또 “책(대본)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세대별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야기나 일들로 저마다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3월의 눈>에 사로잡힌 이유를 더하기도 했다.


백성희, 장민호가 호흡을 맞춘 초연에 대해서 “두 배우 자체로 연극이 되었다”고 회고한 손진책 연출은 “TV나 영화를 보며 굉장히 완벽하게 하려는 느낌을 받아 변희봉에게 함께 하자고 했으며, 연습도 완벽주의적인 그의 성실함이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것”이라고 이번 무대를 소개했다.



손 연출이 “느림의 미학이 있는 작품”으로 말하는 연극 <3월의 눈>은 오는 3월 1일부터 23일까지 서계동에 위치한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 현대연극사의 증인으로 50여 년간 200여 편이 넘는 무대에 올랐으며 2011년 <3월의 눈>을 유작으로 남기고 지난 해 세상을 떠난 고 장민호를 추모하는 뜻도 담고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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