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를 꿈꾸는 두 남자, 2년 만에 돌아온 연극 <트루웨스트>

서부를 꿈꾸는 두 형제의 치열한 갈등을 그린 연극 <트루웨스트>가 2년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21일 개막한 <트루웨스트> 제작진은 27일 오전 언론에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미국의 극작가 겸 배우 샘 셰퍼드가 1980년 발표한 <트루웨스트>는 방랑자 리와 시나리오 작가 오스틴 형제가 함께 시나리오를 쓰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의 공허한 내면을 드러낸 연극으로, 존 말코비치·피터 보일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면서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거두어왔다.


영화제작자 사울키머(김주일, 왼쪽)에게 자신이 구상한 시나리오를 얘기하는 리(김종구,오른쪽)

지난 2010년 국내 첫 공연에서는 오만석·조정석·홍경인·이율 등이 참여하며 역시 큰 화제를 모았다. 올해 두 번째 무대에서는 <김종욱찾기>의 김종구와 <나쁜자석>의 정문성, <그리스>의 장지우가 방랑자 기질을 가진 형 리로 분한다. 성공한 시나리오 작가 오스틴은 <나쁜자석>의 홍우진과 이동하, <옥탑방고양이>의 박은석이 맡았고, <황금도자기>의 류지훈과 <그남자그여자>의 정동근, <옥탑방고양이>의 김주일이 영화제작자 사울키머와 두 형제의 엄마를 번갈아 연기한다.

출연진과 함께 작품해석도 달라진다. 원작에 충실했던 2010년 공연에 비해, 이번 공연은 시대적 배경을 1980년대에서 2000년대로 옮겨 새롭게 펼쳐진다. 이에 맞춰 두 형제의 갈등을 드러내는 데 사용되는 중요소품인 타자기가 노트북으로 바뀌고, 기본 세트인 부엌과 거실도 모노톤의 색깔을 입어 한층 더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형의 시나리오를 선택한 사울키머(정동근)에게 화가 난 오스틴(홍우진, 오른쪽)

자신의 시나리오를 그럴 듯하게 얘기하는 형 리(정문성)

이날 배우들은 번갈아 무대에 올라 작품의 주요 장면을 선보였다. 오스틴이 영화제작자 사울키머와 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갑작스레 찾아온 형 리는 서부에 대한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로 사울키머의 관심을 끌고, 결국 사울키머는 오스틴이 아닌 리에게 시나리오 작업을 맡긴다.


시나리오를 완성하려는 형 리(장지우)

술에 취해 형에게 시비를 거는 오스틴(박은석)

시나리오를 처음 쓰게 된 리는 동생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작업을 완성해보려고 애쓰지만, 형에 대한 애증과 사울키머에 대한 배신감으로 술을 잔뜩 마신 오스틴은 사사건건 시비를 걸 뿐이다. 결국 두 형제는 함께 인사불성이 될 만큼 술을 들이키고, 이들이 취중 쏟아내는 대화 속에서 두 사람의 숨겨진 마음과 상처어린 가족사가 드러나게 된다.


술에 취한 오스틴(이동하)

오스틴은 리에게 자신을 서부에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지만, 리는 이를 거절한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유연수 연출은 "초연에서는 원작 그대로 공연했다면, 이번에는 리와 오스틴의 성격에 맞춰서 대본을 많이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초연 당시 작품해석에 있어 미진했던 부분들도 명확하게 해석해서 관객들이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리 역할을 맡은 김종구는 "리는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웃기면 웃는, 감정표현이 솔직한 인물이라서 연습하는 동안 행복했다. 그런데 연기하다 보니 리조차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더라.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표현했다.


유연수 연출

<모범생들><나쁜자석> 등 남자배우들만 나오는 작품에 주로 출연해온 정문성은 "남자배우들만 있으면 좀 더 금방 가까워지고, 서로 잘하는 부분과 못하는 부분을 빨리 드러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나쁜자석>에서는 그 인물이 다른 시간대에 겪은 경험이 나오는데, <트루웨스트>에서는 단 며칠동안 벌어지는 일들로 한 인물을 다 표현해야 하는 점이 어렵다"고 말했다.

<트루웨스트>의 매력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꼽은 유 연출은 "어려운 작품 같지만, 사실 쉽고 명쾌한 작품이니 즐겁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동하는 "공연이 끝나는 날까지 모든 배우와 스텝들이 끝까지 고민하며 공연에 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동하, 김종구(왼쪽부터)

정문성, 홍우진(왼쪽부터)

박은석, 장지우(왼쪽부터)

류지훈, 김주일, 정동근(왼쪽부터)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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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2

  • kehdgml** 2013.03.04

    김종구 배우님 화이팅!

  • chacha** 2013.03.04

    크크...이동하 장지우..류지훈 배우님들 화이팅!!!^____^왕기대하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