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 달고나 >

달고나처럼 달지만 잡히지 않는 그리움 반짝이는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별을 보고 무슨 생각 할까 언제나 나의 꿈은 멋진 세상 아~ 수많은 사람들이여 나의 작은 꿈 말해볼까 그림 같은 작은 꿈 정말로 말할 테야 검은 마음 빨간 마음 하얗게 눈물 없고 슬픔 없는 이 세상 남 주는 게 내 꿈이야. 수많은 사람들이여 나의 작은 꿈 말해볼까 그림 같은 작은 꿈 즐거운 세상이야. <2005 달고나>는 아련한 추억 속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그 추억 속에는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베어 있고 그 따스함이 아직까지 전해지고 있었다. 그런 반면 70년대부터 90년대의 모습들이 뒤죽박죽 엉켜있는 모양은 애매모호한 모습을 취하고 있어 어정쩡하게 느껴지게 했다. 추억을 파는 홈쇼핑 ‘달고나’를 토대로 세우와 지희의 사랑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70년대부터 90년 그리고 2000년대를 사는 지금의 모습까지 빠르게 전개된다. 흔하게 들었던 가요들이 뮤지컬 넘버로 불려지고 있었고, 눈에 익은 듯한 귀에 익은 듯한 내 어린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몇 가지 아쉬운 건 드라마가 강한 반면 노래들이 너무 길다. 1, 2절을 다 들어야만 하는 괴로움을 안겨 주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너무 느슨해지고 늘어지는 구성들을 볼 수 있다. 극에 대한 욕심이 많아져서 일까. 몇 군데의 군더더기 장면들과 필요 이상의 과한 장면들도 있어 극의 흐름도 끊고 뮤지컬이 아닌 노래극 같았다. 차라리 쇼로 생각하고 만들었다면 노래라도 귀 터지게 들었을 걸. 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달고나>만큼 우리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공연은 없으리라 생각은 한다. 잔잔한 세상 살았던 이야기 그 이야기의 시작은 어릴 때부터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내 추억 속에서도 살아 있는 ‘태권 V’, ‘요술공주 세리’, ‘고무줄 놀이’, ‘3류 극장 야한 영화 보기’, ‘MT’, ‘각종 게임’, ‘ 등 참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1시간 40분 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았던 탓에 지금은 생각나는 게 별로 없다. 단지 내 머리 속에 남는 건 맨 처음에 써 놓은 작은 별 가족의 ‘나의 작은 꿈’이라는 제목의 노래만이 기억난다. <뮤지컬 달고나>는 추억을 파는 홈쇼핑 ‘달고나’의 작가 김세우. 어느 날 그의 젊은 날의 꿈과 추억이 깃든 타자기마저 추억의 상품으로 내놓게 되고, 그 타자기는 ID 몽블랑 소녀에게 낙찰된 걸 보고 마치 무언가에 얻어 맞은 듯한 기분으로 추억 속 옛 동네를 찾아가게 된다. 세우가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많은 추억과 아픔, 그리고 기쁨을 함께했던 그 동네는 이미 반쯤 철거된 상태였다. 그러나 세우의 가슴 속 추억만은 그대로이다. 익숙한 풍경에 젖어 들 때 즈음 세우의 기억 속 어디선가 아련하게 들려오는 삼촌의 하모니카 소리.. 그 소리를 시작으로 하나 둘 씩 깨어나는 지난날의 추억들과 잊혀진 꿈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첫 사랑의 이름 지희. 이제 세우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로의 추억여행을 시작한다. 지난 날의 꿈만큼이나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새롭고 신인 배우들로 무대에 올려진 <2005 달고나>는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달고나>로 태어나 우리에게 진한 추억의 향기를 주고 있다. 70년대부터 90년대를 거슬러 오는 가요들로 편집된 음악들이 과연 뮤지컬에 어떻게 접목이 될 것인지도 관심의 대상일 것이다. 극에 치중이 되다 보면 노래를 고르기가 그리 용이하지는 않을 것이고 노래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적절한 배합과 짧게 들어가야 할 노래들과 좋을 노래들의 분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런 새로운 방식의 도입이 아직은 낯설어서일까. 이것이 뮤지컬일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이런 스타일의 방법도 모색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길가에 앉아서 국자에 열심히 녹여 만들어 먹었던 ‘달고나’를 지금은 흔하게 먹지 못하는 것처럼 <2005 달고나>는 내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기억들은 고스란히 있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추억이라는 건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제는 다시 오지 않을 내 지난 날들은 고운 내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아 < 뮤지컬 달고나 >를 보면서 그 추억을 꺼내어 보게 된다. 그것으로 만족하리라. 또 내 한 켠의 사랑을 꺼내 보고 내 나름대로의 달고나를 만들고 있을 것이다. ------------------- 글 : 이현(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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