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메노포즈 >
폐경기를 완경기로 순화시키는 방법
‘갱년기’는 ‘폐경기’라고도 하는데, 난소의 기능으로 보아 여성으로서의 성숙기에서 노년기로 이행하는 시기를 말한다. 요즘은 ‘완경기’라고도 한다. 갱년기의 연령은 체질, 영양상태, 분만의 횟수 등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통계적으로 40~55세에 나타난다고 한다.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폐경기가 약간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폐경기’는 말 그대로 월경이 폐지되며 여성호르몬의 농도가 갑작스럽게 감소하여 생긴다. 얼굴, 머리, 가슴, 목 등으로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며 불쾌한 열감이 나타나 전신으로 퍼져가는 느낌으로 가끔 땀이 같이 나기도 하며 평균 3분 정도 지속된다. 하루 수회부터 수십회까지 개인차가 크고 다양하다. 불안, 더운 날씨, 스트레스 등의 자극 요소에 의해 더 쉽게 유발되기도 하는데 심하면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여성호르몬의 부족이 대뇌의 신경전달 물질에 영향을 미쳐 심리적 증상이 나타나는데 우울, 신경과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공격성, 긴장, 짜증, 의욕상실, 우유부단, 자신감 상실 등이 그것이다.
또한, 여성호르몬이 모자라면 생식기 계통이 얇아지고 위축되어 성교시 불편하고 통증이 생기게 되고 소변이 자주 마렵고 방광염에 자주 걸리게 된다. 기침하거나 웃을 때 요실금 증세도 생기거나 심해지기도 한다. 피부위축, 관절통, 골다공증, 뇌졸증, 심장 질환 등이 온다고 한다.
위에 까지는 백과사전을 펴놓고 본 대강의 여성의 갱년기 증세들이다. 뮤지컬 메노포즈는 전반적인 폐경기 여성들이 겪는 아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그 해법을 내어 놓고 있다. 폐경(메노포즈)는 여자로서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일뿐이라고.
백화점에서 만난 한물간 연속극 배우(박해미)와 전문직 여성(전수경), 평범한 주부(이경미), 농장을 운영하는 채식주의자(안혜경) 4명의 중년여성이 속옷 특별세일 행사에 나온 속옷 하나를 두고 다툼을 벌이다가 ‘폐경기’라는 공통분모를 발견하게 되면서 친구가 된다. 4명은 화장실, 속옷코너, 발코니와 파우더룸, 여성정장 코너 등을 오가며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고 자신만의 고민으로만 알았던 폐경기 증상이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감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음악은 ‘Night Fever’, ‘Only You’, ‘The Lion Sleeps Tonight’, ‘YMCA’, ‘My Guy’ 등 60~70년 대 팝송 24곡을 페러디 하였다. 각 곡마다 저묘하게 붙여진 가사로 인해서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한 마디로 < 뮤지컬 메노포즈 >는 폐경기라는 우울한 소재로 포복절도한 드라마와 노래, 춤이 있는 뮤지컬이다. 특히 한물간 여배우역을 맡고 있는 박해미와 남편과 아이밖에 모르는 수다스런 주부로 등장하는 이경미의 능청스러울 정도의 연기와 노래, 춤으로 관객을 휘어잡고 있다. 박해미, 이경미를 비롯하여 전수경과 안혜경은 최정상급 뮤지컬 배우로 거듭나면서도 진지한 모습으로 망가지는 연기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공연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의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물론 폐경기를 겪는 여성들의 동질감을 느끼면서 즐겁고 슬기롭게 친구들과 이겨내자는 내용이 주 내용이라는 것을 잊지는 않을 것이다.
객석에는 중년여성을 대동한 중년남성들도 많은 모습을 보였다. 남자로서 < 뮤지컬 메노포즈 >를 보면서 느꼈던 생각이 있었다. 폐경기 즉 갱년기는 중년여성만 겪는 것이 아니다. 중년 남성도 똑 같은 증세를 가진다. 남성 갱년기라 일컫는 것으로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뇌와 고환의 노화 현상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 그 외에 남성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가지 요인은 음주, 흡연, 스트레스, 영양상태, 비만 등이 있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간 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도 남성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 남성이 느끼는 증상과 여성이 느끼는 증상은 같다고 한다. 다만 개인에 따라 느끼는 증상이 틀릴 뿐이다라고 백과사전은 적고 있다.
< 뮤지컬 메노포즈 >를 < 뮤지컬 the turn of life >로 바꾸어 남자들의 갱년기를 소재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들만이 겪는 고통이 아닌 남자들도 겪는 고통이라는 것을 알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새로운 삶을 사는 계기를 만들게 되는 시기로 삼는다는 것은 깊은 동지애를 가지고 갈 것이다.
‘무늬만 여자’, ‘무늬만 남자’라는 공포를 떨쳐내고 새로운 삶을 위해 돌진하는 4명의 배우들의 열연과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는 드라마와 노래는 7월 3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트홀에서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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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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