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코메디 < 더 씽 어바웃 맨 >
작성일2005.06.09
조회수8,766
세가지 색깔의 사랑
한 남자.
가정과 아내와 두 아들을 사랑하는 톰. 일 중독증 환자이면서 잘 나가는 광고회사 중역이며, 아무런 죄책감 없이 회사 비서와 바람을 피운다. 결혼 10주년 되던 날 목걸이를 선물하던 톰은 아내의 목에 키스 마크를 발견하게 되고 아내에게 남자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톰은 집을 나오게 된다. 아내의 뒤를 밟아 보헤미안 스타일의 예술가이자 아내의 남자인 세바스찬에게 룸메이트로 접근해 그의 집에 머물게 된다. 루시를 사랑하는 두 남자는 그렇게 동거를 시작하고 질투심에 불타 복수를 하려던 톰의 계획은 하나 둘씩 수포로 돌아가고 세바스찬의 루시에 대한 사랑을 확인 후 세바스찬을 취직할 수 있게 도와준다. 톰은 루시와 세바스찬의 행복을 빌지만 루시가 세바스찬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톰은 희망을 갖는다. 루시는 톰을 찾아 회사를 찾게 되고 세바스찬은 주요한 회의로 인해 회사를 방문하게 된다. 톰과 루시 그리고 세바스찬은 톰의 사무실에서 모두 만나게 되는데..
< 더 싱 어바웃 맨 >은 < 뮤지컬 아이 러브 유(I Love You) >의 극작, 작사가 조 디피트로와 작곡가 지미 로버츠 콤비의 뮤지컬이다. 아내의 남자와 우정을 쌓아가는 남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 < 맨 >에 기초를 두고 있다. 루시로 인해 만난 톰과 세바스찬의 아슬아슬한 대립과 질투에서 우정으로 쌓여가는 둘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 평범하지 않지만 지극히 평범한 이 세 명의 사랑방식이 독특하고 감칠맛 나게 표현되고 있다. < 뮤지컬 아이 러브 유(I Love You) >만큼 빠르게 전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 더 씽 어바웃 맨 >만의 독특한 웃음미학과 벌어지고 있는 상황설정, 인물들의 관계에 있어 빠른 심리적 변화가 물 흐르듯이 경쾌하고 유쾌하게 펼쳐진다.
루시와 세바스찬을 떼어놓기 위해 노력하는 톰을 맡고 있는 성기윤은 성기윤식 유우머와 위트를 가지고 무대를 종횡무진 한다. 그러다 깨닫는 결혼 전 자신과 루시의 모습. 아내 루시는 세바스찬에게 결혼 전 톰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톰은 세바스찬을 보고 결혼 전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그럼 톰과 루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세바스찬은 ‘희생양’ ? 그러나 세바스찬은 충분한 대가를 받았다. 그는 성공의 열쇠를 거머쥐게 되었고 톰과 루시의 영원한 친구가 되는 행운을 가지게 된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던 세바스찬과 예술가의 꿈을 접고 광고회사에 취직해 일을 선택한 톰은 행복과 사랑을 다시 되찾기까지는 온갖 전쟁을 다 치룬 후였다. 미묘한 심리 전술과 갖은 계략에 오히려 세바스찬은 행운을 얻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세 명의 주인공을 제외하고 두 명의 앙상블은 다재다능한 연기를 펼친다. 광고회사 직원, 비서, 웨이터, 택시운전사, 가수, 디자이너, 주술사, 모델 등 서로 짝을 이루어 각기 다른 12가지 역할로 변신해 관객들에게 매력을 발산한다. 거기에 현악 4중주의 연주는 < 더 씽 어바웃 맨 >과 찰떡궁합의 음악으로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 더 씽 어바웃 맨 >은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톰에게는 센세이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러나 피하지 않고 은둔하지 않고 끝까지 헤쳐나가는 그의 의지로 다시 사랑을 찾게 되고 우정까지도 잃어버리지 않게 되는 행운아가 된다. 남자들만의 이야기로 이끌어가는 1시간 30분여 공연이 지루하지만은 않다. 굳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세바스찬 역의 이정열과 루시 역의 고명석이 극에 흡수되지 않은 느낌이 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결혼생활에서 남자와 여자의 의무와 책임들. 얽히고 긁힌 상처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치유하는 그들은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 현명한 선택을 직접 경험해 보면 어떨지!
의외로 소심한 톰,
사랑에 목마른 루시,
자유롭고 싶은 세바스찬과 12명의 캐릭터로 분하는 남녀앙상블 2명이 펼치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그러나 내용만은 만만치 않은 < 더 씽 어바웃 맨 >에서 많은 걸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성기윤, 이정열, 고명석 그리고 김경선, 송이주가 신시뮤지컬극장에서 7월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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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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