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딸 뮤지컬 < 수천 >
작성일2005.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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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와 대지 사이를 잇는
뜨거운 핏줄인 것을
대륙 가득히 전사의 기상을 펼쳤던 고구려, 당당히 하늘의 자손임을 선언했던 고구려의 후손들의 이야기가 그 옛날 고구려의 이야기만이 아닌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들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의 역사왜곡으로 고구려인들이 잊혀져 간다면 아니 만주벌판과 광활한 대륙에 자손들이었다는 것이 입증할 수 없다면 어이 없는 일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런 말도 되지 않는 왜곡의 물결에서 벗어나 당당히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진 한 편의 뮤지컬이 < 수천 >이다.
이 뮤지컬 < 수천 >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에서 올려지고 있는데 다른 뮤지컬과는 다르게 역사성과 시사성을 함께 다루고 있으며 갖가지 재미적 요소도 빠짐없이 고루 섞어 놓은 한국의 뮤지컬이었다. < 뮤지컬 수천 >은 서요하 따싱안링(대흥안령)에서 대륙의 딸 수천과 대륙을 지키는 장하독의 이야기이다. 수천과 장하독은 동몰골 초원에서 광개토대왕의 약속을 품고 고구려시대에는 남편과 아내로서, 고려시대에는 아버지와 딸로서, 일제시대에는 어머니와 아들로서 고구려 땅을 지켜오고 있는 것이다.
고구려시대, 광개토대왕은 영토 확장으로 말과 소금을 얻을 수 있는 서요하 따싱안링까지 진군하고 호태왕의 호위무사인 장하독은 아내 수천과 함께 대왕의 명을 받고 그 땅에 남아 그들의 후손은 호태왕의 약속을 노래하며 그 삶을 이어간다.
고려시대, 몽골이 대륙을 휩쓸 때 장하독은 딸 수천을 몽골장수에게 빼앗기게 된다. 하지만 수천이 안고 온 몽골의 피가 섞인 아기를 받아들이며 호태왕과의 약속을 되새긴다. ‘거란이 오면 거란과 함께 살고, 몽골이 오면 몽골과 살며’ 고구려의 흔적을 남기며 사는 것이 호태왕이 남긴 대륙의 정신임을 되새긴다.
일제시대, 어머니 수천과 함께 살고 있는 젊은 청년 장하독은 이 땅을 떠나고 싶어한다. 어느 날 일제의 토벌에 쫓긴 독립군이 부상으로 장하동의 집을 찾게 되고 장하독은 독립군을 만나면서 만주로 가서 독립군이 되기를 결심하게 된다. 그러나 독립군을 쫓아온 일본군에게 어머니 수천은 살해되고 장하독은 천오백년 세월을 견뎌온 고구려의 정신인 ‘대륙의 꿈’을 깨달으며 따싱안링에서 고구려인의 삶을 이어가기로 마음을 먹고 아내이자 딸 그리고 어머니였던 수천을 하늘의 별로 떠나 보낸다.
창작 뮤지컬로 우리의 색깔과 기상을 보여준 뮤지컬 < 수천 >은 2003년 극단 ‘수천’의 창단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다. 고구려에 대한 우리의 기억을 되살려 주리라는 기대에 올려졌지만 딱히 그 빛을 보지 못하였었다. 새롭게 단장한 뮤지컬 < 수천 >은 좀 더 세련된 작품으로 문예회관 대극장에 올려졌다. 고구려의 대륙을 표하는 지도가 무대에 세워지고 광개토대왕비가 무대 위에 세워지기도 한다. 역동적인 춤사위나 무대 위에서의 역할의 바뀜이 신속히 이루어진다는 점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정성이 너무도 짙은 모습이어서 그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다같이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인 듯 하다.
< 오페라의 유령 >, < 더 플레이 > 등의 무대에 오른 손광업이 호태왕으로 < 토요일 밤의 열기 >, < 빠담빠담 >의 김선호가 수천으로, 가극 < 금강 >의 송순규가 뮤지컬 < 수천 > 초연 때와 같이 장하독을 맡아 열연한다. 뮤지컬 < 수천 >은 7월 17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에 올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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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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