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 테이프(TAPE) > 연습현장과 인터뷰 One
작성일2005.07.14
조회수9,158
연습현장 공개 및
공동 인터뷰 현장 One
대학로 한양레퍼토리시어터에서는 오는 7월 2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올려질 연극 < 테이프 >의 연습현장이 공개되고 있었다. 많은 취재진이 몰려 성황을 이룬 가운데 열린 연습현장 공개에는 연출 최형인을 비롯하여 유오성과 김보영, 김경식이 참여하고 있었다.
연극 < 테이프(TAPE) >는 미국의 극작가 스테반 벨버의 2001년 희곡으로 같은 해에 연극으로 제작되었고,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으로 잘 알려진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호평을 받았다. 연극 < 테이프 >는 한 협소한 모텔 방에서 3명의 등장 인물에 의해 전개되는 독특한 사건 구성을 이루고 있으며, 실제 극중 시간과 정확히 일치하는 리얼타임극 형식이다. 줄거리는 자신의 친구와 여자친구 사이에 있었던 10년 전 진실을 밝히고자 테이프에 녹음을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예측을 뛰어 넘는 스토리 전개와 인물들의 변해가는 캐릭터를 만나 볼 수 있다.
영화감독 존(김경식 분)은 그가 만든 영화가 상영될 “랜싱 필름 페스티벌”을 위해 랜싱에 초대 받는다. 존은 고교 동창이자 마약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고 자원봉사 소방관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빈스(유오성 분)를 초대하게 되고 존과 빈스는 빈스의 초라한 모텔에서 10년 만에 해후한다.
빈스와 존은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 얘기를 하게 된다. 빈스의 여자친구 에이미(김보영 분)가 빈스와 헤어진 지 얼마 후 존과 사귀게 되었고, 졸업 전 어느 파티에서 존과 에이미는 섹스를 하고, 그 사실을 존은 빈스에게 이야기 하게 된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다시 만난 것이다.
빈스는 에이미의 얘기를 꺼내면서 존이 에이미를 강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존은 그것이 강간이 아니었다고 강한 어필을 하지만 심한 언쟁은 끝나지 않고 나중에 존은 강간이었다고 소리를 치게 된다. 그 모든 상황을 모두 녹음한 빈스의 테이프가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을 보고 존은 당황해 한다. 이 때 빈스와 저녁을 먹기로 약속했던 에이미가 모텔에 도착하여 오랜만에 고교 동창들이 다 모이게 된다. 연습 현장은 여기까지 보여주게 된다.
한창 이야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연습 현장 공개는 끝이 나고 공개 인터뷰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연출 최형인과 유오성, 김보영, 김경식이 무대에 올랐다.
연극 < 테이프(TAPE) >에 대해서 전반적인 말씀을 해주신다면?
최형인 연극 < 테이프(TAPE) >는 28살에 10년 전 이야기를 꺼낸다. ‘그래서 뭐?’라는 의문점과 반응이 다였다. 연습하다 보니 나이가 들고 뒤를 돌아보니 그 때 중요한 상황이나 환경이 지금에 내가 있는 것에 어떤 요소가 될 뿐이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다. 4학년 제자들의 수업이 있을 때 두 남학생이 연극 < 테이프 >에 나오는 대사를 하고 있었다. 처음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보다가 점점 남학생 둘이 대사하는 내용에 깊이 몰두하게 되었다. ‘이 작품이 뭐니 대본 좀 빨리 가져와 봐라’ 해서 접하게 된 연극이다. 미국이 자랑할 만한 작가라 생각을 했다. 오성에게 간만에 한 번 해보자. 하고 권했다. 오성이에게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극을 권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연극 < 테이프(TAPE) >이다.
8년 만에 연극무대에 섰는데 기분은?
유오성 첫 연습을 5월에 시작해 32일 정도 연습을 했다. 12시부터 7시까지 연습하지만 또 남아서 연습 했다. 영화, 드라마 배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기는 똑같다. 배우가 영화, 드라마, 연극, 뮤지컬을 택할 뿐이다. 희곡, 관객, 배우의 세가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 연극이라면 배우의 몫을 다하기 위해 연습에 충실할 뿐이다. 오랜만에 하는데 개인적으로 연극무대를 떠났다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배우로서 연기하는 것은 똑같다.
유오성의 대학시절은?
최형인 강원도 영월 순박하고 솔직한 성격에 미친놈이었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 들어왔던 아이들은 다 미친놈이었다. 마음에 무언가 많았다. 자기 표현을 하고 싶은 아이들이 단지 길을 몰라 못 갔던 것 뿐이지 그 길만 알려주면 잘 클 아이들이었다. 오성이는 영화를 하기 위해 입학했다고 하는데 오성이가 인터뷰할 때 그 말을 해서 그렇구나 했다. 유오성은 85학번인데 그 학번에 있는 친구들이 재주가 많았다. 송해성, 정초신, 이경영 등이 잘 몰려 다녔다. 오성이가 군대 갔다와서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능력있는 배우이다. 진심을 표현할 줄 아는 배우는 드물다. 그런데 오성이가 진심을 표현할 줄 아는 몇 안되는 배우이다. 졸업하고도 학교를 찾았었다. 나름대로 독백을 짜와서 연기하기도 하고 했다. 그 때 유오성이 했던 독백 Scene이 있었는데 내가 처음으로 울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후배들이 그 독백을 할 때면 오성이의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생활이 어려웠다. 공연 얼마 남지 않아 붕대를 감고 오기도 하고 다른 공연 쫑파티 때는 빠지지 않고 가기도 했다. 오성이의 데뷔무대는 < 핏줄 >이었다. < 핏줄 >로 주목을 많이 받았다. 일찍 영화에 나가서 아쉬웠지만 다시 작업을 하게 되니 기쁘다.
최형인 교수는?
유오성 84년 9월에 부임하셔서 처음으로 맡으신 학번이 85학번이었다. 최형인 교수의 리얼리티즘 방식의 첫 해이기도 했던 때였다. 대학 때 혼자 나와 독백을 발표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 자체가 공포였다. 그 공포가 이어지고 자신의 내면에 있는 이야기를 모두 끄집어 내는 데에는 교수님도 많은 희생을 하시면서 끌어 내셨다. 그래서 최고의 액팅코치라는 칭호를 들으시는 것 같다.
최형인 맞았냐고 물었는데 엉뚱하게 이야기하기는(웃음).. 때렸죠. 아픈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반발하죠.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자기 표현의 방식이 있었다. 아프면서도 반응을 못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안타까웠다. 나는 그 아이들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것을 끌어내야 하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힘없어 때리지도 못하지만 이 친구들이 또 잘 하고 있어서 지적하거나 그럴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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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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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연극 < 테이프(TAPE) > 연습현장과 인터뷰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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