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뮤지컬 [김선경의 그녀만의 축복]

남편은 밥 먹는 가구!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 김선경. 그 이름으로도 충분한 모노 뮤직 드라마 < 그녀만의 축복 >이 지난 금요일부터 공연이 시작되었다. 모노 드라마는 연륜이 있는 배우들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상으로 전해진다. 그 이유는 1시간에서 1시간 반 동안에 큰 무대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그만한 연기에 대한 내공이 없다면 실패할 뿐이기 때문이 그 이유이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엄두가 나지 않는 장르라고도 이야기 한다. 그러나 김선경을 달랐다. 이제 30대 후반. 모노 드라마를 하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모노 뮤직 드라마를 하게 된 이유는 구차한 15년의 연기경력을 총결산 한다거나 그녀의 연기력을 평가 받을 무대를 만들었다거나 아닌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 그녀만의 축복 >에서 나오는 오서희의 이름을 가진 ‘아줌마’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제 가정주부가 되어 배우라는 직업과 병행하게 된 김선경이 자신의 나이와 맞게 함께 호흡하고 이 나이가 아니면 호흡하기 힘든 무대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연유로 인해 만들어진 < 그녀만의 축복 >은 처절하게 외로운 독백으로 모노 뮤직 드라마는 시작한다. < 그녀만의 축복 >은 잠시의 일탈을 꿈꾸는 극중 오서희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결국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순간의 설렘과 사랑은 결국 잊고 있던 그녀의 이름과 그녀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오히려 지금 그녀가 위치한 아내와 엄마 그리고 딸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그녀는 축복받은 삶 속 주인공인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야기 스토리는 단순하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내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그녀만의 축복 >은 제목에서 말하여지는 것처럼 그런 잔잔한 드라마가 아니었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김삼순의 열풍이 불기 시작하더니 CF, 방송프로그램등으로 번졌고, 뮤지컬로 연극으로도 번지고 있다. <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가 김삼순식 사랑 이야기라고 한다면 < 김선경의 그녀만의 축복 >은 김삼순 10년 그 후와 같은 작품이다. ‘아줌마’로서의 지론을 멋지게 펼쳐 보이고 있다. 그런 ‘아줌마’의 모습에서 우리는 내 어머니를 보고 내 아내를 다시 돌아 보게 된다. 아직은 어리지만 딸도 다시 돌아보게 되는 듯 하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여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아니 ‘여자’라는 이름도 잊고 사는 ‘아줌마’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김선경’. 그녀는 매력이 있다. 무대 위에서 그녀의 입담은 물을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뛰어 논다. 대사의 분량이 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심플한 무대와 대도구 소도구를 이용한 많은 변화들을 무리없이 소화해 내고 있었다. 가볍지만도 않고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은 < 그녀만의 축복 >은 주제와 소재는 무겁고 모든 스토리는 희극으로 풀어 놓아서 보기에도 좋고 즐기기에도 좋은 모노 뮤직 드라마이다. 끊이지 않는 웃음과 가슴이 찡해져 눈물이 핑 도는 그런 드라마이다. 그래서인지 공연 자체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기만 하다. 후반부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 있어 지연되긴 하지만 모노 드라마치곤 1시간 30분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스피드하다. 이것은 배우의 힘일 것이다. 1시간 반 동안 무대를 이끌어 가는 그녀가 용하다 할 정도로 그녀는 그녀만의 축복의 무대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모노 뮤직 드라마라서 그런지 음악이 있다. 코믹한 노래의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과 첫사랑을 떠올리면서 그 때의 설레임이 녹아 있는 ‘첫사랑’, 딸 아이를 위해 부르는 ‘자장가’와 그녀가 아내로 엄마로 그리고 딸로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표현한 ‘축복’이라는 노래가 구구절절하다. 이 외에도 정세훈이 부르는 아베마리아, 심연 등의 노래가 적절히 섞여 극의 도움을 주고 있고, 재즈풍으로 이어지는 음악들은 아직도 흥얼거리게 하는 친근감이 있다. < 그녀만의 축복 >은 그래서 특별하다. 대한민국에서의 아줌마는 나라의 기둥이며, 아줌마가 없다면 세상은 온통 혼란에 빠져 버릴 것이라는 당당한 이야기를 한다. 삼순이식 아줌마 이야기가 < 그녀만의 축복 >의 공연장을 찾게 한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 김선경만의 삼순이식 결혼 그 후의 모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웃음과 눈물이 함께 공존하는 그녀만의 무대에서 그녀만의 축복이 아닌 여러분의 축복이기를 바란다. < 김선경의 그녀만의 축복 > 中에서 '첫사랑' ------------------ 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임자인 (스튜디오 D.Zain/studiodzain@par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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