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넌센스 잼보리]

세상 모든 재미없는 것들은 물러가라 넌센스 잼보리.는 넌센스 시리즈 중에 그 세 번째의 이야기로 신부님도 등장하여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 넌센스 잼보리 >는 2년만에 있는 앵콜 공연이다. 91년 < 넌센스 >가 시작된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거룩하고 성스러운 이미지의 수녀들이 벌이는 아주 재미있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가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끌고 갈 때에도 극에 무리없이 묻어 가는 묘미가 있는 작품이다. < 넌센스 잼보리 >는 < 넌센스 >, < 넌센스 2 >에 이어 엠네지아 수녀가 컨트리 뮤직 스타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엠네지아는 첫 번째 앨범을 녹음하고, 그 앨범 판촉 여행을 하는 중에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기쁨도 맛보고, 내슈빌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초대받았다는 사실도 듣는다. 내슈빌로 갈 여행경비를 구하기 위해 경매에 들어가고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될 것으로 보이는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기금을 확보한다. 모두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수녀들과 신부님. < 넌센스 잼보리 >의 줄거리는 굉장히 짧다. 출연진은 단 5명뿐. 그러나 그들이 펼치는 쇼는 유쾌하고 재미있다. 윌헬름 수녀에 이태원, 우상민, 엠네지아 수녀에 전수경, 강애심, 로버트 앤 수녀에 김현숙, 최정연, 레오 수녀에 김미혜, 지종은 그리고 버질 신부에 서영주, 김도형. < 넌센스 잼보리 >를 이끌어 가고 있는 멤버들이다. 이 멤버들은 각자 개성이 강하다. 윌헬름 수녀 역을 맡고 있는 이태원은 < 뮤지컬 명성황후 >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역인 명성황후를 맡아 청초히 무대에서 스러져 간다. 그러나 < 넌센스 잼보리 >에서는 그녀가 확실히 망가진다. 노래할 때는 노래의 카리스마에 눌려 숨도 못 쉬다가 그녀가 망가지면 너무 망가져서인가 숨이 턱 멎을 정도로 그녀는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던 끼를 발산하고 있었다. 엠네지아 수녀로 분한 강애심은 그 특유의 웃음과 엠네지아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많은 어필을 하고 있다. 출산드라 김현숙은 로버트 앤 수녀로 분하여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버질 신부로 분한 서영주는 넌센스 에이맨에서 보여주었던 원장수녀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아주 멋지고 핸섬한 신부님의 모습을 열연하고 있다. 그의 여동생 레오 수녀 김미혜도 한 것 어여쁜 수녀를 연기해내고 있었다. 이들 중 이태원은 단연코 무대에서 빛나 보인다. 이태원이 지금까지 해왔던 뮤지컬들은 배우와 배우, 배우와 스텝간의 긴밀한 약속과 호흡으로 맞추어져 있는 작업이었다면 < 넌센스 잼보리 >는 그녀뿐만이 아닌 관객들과의 호흡도 맞추어야 하는 것이 난제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걱정도 잠시. 그녀는 무대와 객석을 종횡무진 하면서 그 틀을 깨고 있었다. 뮤지컬 코미디는 그녀에게 항상 무대에서의 긴장감을 주어 그녀가 관객들과의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지는지도 모른다. 그런 반면 김현숙은 출산드라로 알려져서 인지 몰라도 관객들과의 호흡이 잘 맞는 것이 개그콘서트의 도움이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현숙은 예전부터 개그맨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해왔었다. < 넌센스 잼보리 >의 무대에서도 그녀는 우리의 기대를 깨지 않고 있었다. 정확한 대사와 노래, 적당한 에드립 등 그녀는 무대에서 관객들과 함께 즐거운 ‘놀이’를 하는 아이와 같았다. 이런 서로 다른 배우들이 모여 수녀원의 소동을 그려내고 있다. < 넌센스 잼보리 >는 특별한 스토리 없이 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작품 중에 하나이다. 그걸 증명하는 것은 독백, 솔로 무대가 5명에게 골고루 배정되어 있는 것이나, 아무리 많이 모여서 합창을 하더라도 5명이라는 점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배우에게 기대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4명의 수녀와 1명의 신부는 한 사람이라도 삐걱거리면 큰 일 나는 구도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믿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 넌센스 잼보리 >의 맛을 볼 수 있다. < 넌센스 잼보리 >는 11월 30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계속된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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